문화
"살아있는 작곡가의 '클래식 음악' 전하죠"
입력 2022-10-13 14:54 

클래식(Classic)의 사전적 의미는 고전(古典)이다. 시대의 흐름에도 길게는 수백년 동안 변치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향유돼온 것들을 칭한다. 음악은 클래식의 대표격이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유행에도 클래식 음악은 그 역사만큼 깊은 뿌리를 두고 흔들림없이 사랑받고 있다.
"살아있는 작곡가의 클래식 음악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요."
작곡가 최재혁(28)은 현시대에 탄생한 클래식 음악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는 사람이다. 오래된 것만이 클래식이라는 세간의 편견을 깨는 것이 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저도 클래식 음악을 만든 사람은 이미 세상에 없는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죠. 보통 클래식은 전통에서 비롯된 오래된 것을 말하잖아요. 지금도 클래식 음악은 전통에 뿌리를 두고 계속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그걸 제 노래로도 알리고 있죠."
지난 2017년 스위스 제네바 콩쿠르 작곡부문 최연소 우승자로 국내외 클래식 음악계의 이목을 끈 최재혁은 당시 재학중이던 미국 줄리아드음악원 석사를 마치고 현재 독일 베를린 바렌보임사이트아카데미에서 학업을 잇고 있다. 세계적인 명성의 학교를 거치며 작곡가로서의 실력을 가다듬고 있지만 그는 한국에서 예술학교가 아닌 일반계 학교를 다녀 작곡가의 꿈을 키워왔다.
"원대한 목표나 꿈을 가지고 작곡가가 된 건 아니었어요. 시작은 학창시절 취미로 하고 있던 바이올린이었죠. 중학교 1학년 때 바이올린이 재밌어서 아마추어 청소년 오케스트라에 들어갔어요. 바이올린을 하다 보니 멜로디를 담당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단순한 멜로디를 연주하다보니 나도 한번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어린 마음이었지만 그게 계기가 됐죠."
당시 연주하던 모차르트나 하이든의 음악들은 그의 멜로디 놀이의 도구가 됐다. 음계를 바꿔가며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일은 주변 친구들과 함께 빠져있던 PC게임보다 흥미로웠다. 주변에 작곡 전문가들이 많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그만의 세계를 더 크게 펼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제가 끄적인 것들을 선생님들한테 보여드렸더니 박정선 단국대 작곡과 명예교수님을 소개해주시더라고요. 그때 만나뵙고 작곡을 진지하게 해보는 게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냥 재밌고 좋아하는 걸 계속 해도 된다고 허락받은 기분이었어요."
최재혁의 또 다른 직업은 지휘자다. 현대 음악을 중심으로 연주를 펼치는 앙상블블랭크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그는 오는 20일 대전시립교향악단 공연에 객원지휘자로 무대에 선다.
세계적 지휘자들과의 인연도 깊다. 지난 7월 마에스트로 파보 예르비가 주관한 '패르누 뮤직 페스티벌'의 컨덕팅 아카데미에 참여해 예르비의 지도를 받았다. 지난 2018년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 아카데미에 유일한 동양인 지휘자로 초대받아 세계적 거장 사이먼 래틀과 함께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도 했다.
"학업으로 계속 작곡을 이어왔지만, 지휘는 실전으로 배우고 있어요. 운이 좋게 좋은 분들과의 만남이 이어지면서 조언을 실력으로 쌓는게 제 역할인 것 같고요.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것만큼,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음악가가 되어 제 목표를 성취하고 싶습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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