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개원 40주년 맞는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년 새 병원 짓는다
입력 2022-10-13 14:12 
강남세브란스병원 새병원 조감도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환자나 보호자는 국내 최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지만 협소한 원내 공간과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매번 홍역을 치르곤 한다.
특히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애매한 입지와 함께 주요 고객이 자가 운전자가 많은 서울 강남주민이어서 '주차공간확보'는 꼭 필요해보였다.
이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의료진과 임직원들이 환자들에게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공감'하는 내용이다.
오는 2023년 개원 40주년을 맞는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숙원이던 '최고(Best)'를 넘어 '최고 그 이상(Beyond the Best)'을 추구하는 '도심형 스마트병원'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파독(派獨)간호사 교육과 귀국 간호사의 재교육을 위해 1975년 '한독경제각료회의 영동지역 병원건립'검토에 이어 1976년 병원설립계획 승인, 1980년 기공식을 갖고 1983년 '연세대 영동병원'으로 개원했다. 병원은 2009년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개명하고 강남지역 발전과 함께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최고 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송영구 병원장을 비롯해 조재용 암병원장, 이영목 기획관리실장 등 보직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1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원 40주년을 맞아 현 병원 부지에 새 병원을 신축하는 서울 강남지역 최초의 '도심형 스마트병원' 건립 계획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새 병원은 21만 6500㎡(약 6만 5500평)의 현 병원 부지에 건립될 예정이다. 병원의 연면적은 지금보다 2.5배 늘어나지만 병상규모는 현재의 820여병상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어서 훨씬 쾌적한 병원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송영구 병원장은 "새 병원은 일반 대지를 개발해 기초를 다지고 건물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 의료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지에 건물을 새로 올리기 때문에 초고난도의 공정이 필요하다"면서 "미래 의료를 상징하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이 녹아든 최첨단 디자인 요소가 대폭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진료 중단 없이 단계적 새병원 사업계획 수립


강남세브란스병원은 1983년 건립된 이후 환자와 병원 인력이 급증했지만, 건물 공간은 이를 따라잡지 못해 원활한 진료 및 연구 활동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새 병원은 메인이 되는 수직 집중형 건물을 세운 뒤 기존 건물을 일부 허물어 추가 건물을 짓고, 이후 나머지 건물은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0~2단계까지 총 세가지 단계로 나눠 진행되는 새 병원의 건립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0단계는 내년 초순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새병원 건립 사업의 토대가 될 대체 주차장 확보가 주를 이룬다. 병원 후면부에 주차전용 지하 건축물 조성 및 인근 교육기관 주차장의 일부 사용권 획득으로 병원 이용객들에게 주차 편의를 제공하게 된다.
1단계 사업은 새 병원의 메인이 될 수직 집중형 건물을 세운다. 응급부-진료부-수술부-병동부가 수직으로 연계되는 중증도 중심 진료체계를 확립한다. 2단계 사업은 새 병원 메인 건물과 기존 2·3동 철거 자리에 들어설 건물을 이어 수평 확장형 병원으로 넓혀가는 과정을 밟는다. 확장된 공간에는 외래 공간이 마련되어 개방감 넓은 공간에서 원활한 진료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어서 기존의 1동을 리모델링하여 진정한 강남세브란스 새 병원이 완성된다.
◆진정한 'Beyond the Best' 병원으로 도약


강남세브란스 새 병원에는 미래 의료를 상징하는 최첨단 디자인 요소가 적용돼 강남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기존 병원의 딱딱한 외관 공식에서 벗어나 부드러움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반영하고, ESG 경영 트렌드에 발맞추어 탄소 절감을 위한 외장재를 도입하고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환자와 내원객의 안전한 보행환경 확보를 위해 지하에 드롭존(Drop-Off Zone)을 조성하고, 지상부에 도곡근린공원 녹지축을 연계한 조경을 설치해 환자와 교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에게도 힐링 공간으로 사랑받는 친환경적 도시 숲을 조성하게 된다. 병원 내부는 개방감을 높인 'Hospital Spine'을 구성해 환자의 외래진료·대기 경험을 개선하고 LED 미디어 월을 설치해 다양한 정보전달을 도모할 예정이다.
강남세브란스 새병원에는 미래 혁신적 요소도 대폭 담기게 된다. 더욱 다양해질 미래의 팬데믹 상황에 대비해 환자, 의료진, 방문객의 동선을 분리한 병동과 외래 배치, 엘리베이터 활용 계획을 설계에 반영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의료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도록 예비(버퍼) 공간을 확보해 부서별 확장계획을 수월케 만들었으며.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로봇을 이용한 물류시스템을 도입해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높인다. 미래 교통 및 운송 수단으로 각광 받는 도심 항공교통(UAM) 상용화에 대비해 건물 옥상부에 헬리포트도 구축한다.
◆ 연구중심병원으로의 전환 대비에 집중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최근 구축한 세포치료센터, 첨단재생의료 연구시설, 혁신 의료기기 실증지원센터 등을 병원 연구력 증진 코어 조직으로 삼아 연구력 증진에 매진할 계획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미한 의료산업화, 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치료제, 그리고 메타버스로 대변되는 가상공간까지 대한민국 최정상으로 평가받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속 의료진 연구역량을 도출하는 방안을 준비한다는 복안이다.
송영구 병원장은 "10여 년 동안 변함없는 연구중심병원 제도권을 뚫고 진입하기 위한 전략도 수립했다. 연구 관련 휴먼리소스와 연구 전담 공간 확보, 체계적 연구비 지원 등 연구 인프라 확충으로 언제라도 연구중심병원에 합류 가능한 여건을 조성해 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밀 의료 기술을 이용한 환자 개별 맞춤치료, 메타버스를 통한 의료 공간 확장, AR/VR 기반의 새로운 치료 시스템 및 의학교육 활성화, AI와 빅데이터 조합, 디지털 치료제 개발, 비대면 진료 플랫폼 구축처럼 미래 의료를 혁신해 나갈 과제를 연구영역과 접목하는 사업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 핵심 의료분야 적극 지원해 세계 최고로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세계 의료시장에서 겨룰 수 있는 다양한 의료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의료기관 중 가장 많은 수술 치료 성과를 거둔 갑상선암센터, 우리나라 대동맥질환자의 약 30% 정도를 치료하는 대동맥 수술팀, 대한민국 최초로 유방암 '수술 중 방사선 치료(IORT)'를 시행한 유방암 센터, 한국 최초로 유니티 장비(MR-Linac 방사선 치료기)를 도입해 방사선 암치료의 신기원을 연 방사선종양학과, 202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AI 활용 내시경 장비 개발, 미래 의료의 핵심이 될 정밀의료센터, 국내 척추전문병원들이 환자를 의뢰해 '대한민국 4차 척추병원'으로 각광 받는 척추병원, 의료산업 최고위자 양성기관으로 주목받는 연세의대 강남캠퍼스, 디지털 진단 분야 선두주자인 치과병원, 우리나라 로봇수술의 첫 문을 연 로봇수술센터 등 최초와 최고의 기록를 보유하고 있다. 강남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발표된 뉴스위크 선정 세계 특화병원 순위에서 정형외과를 비롯한 총 8개 분야에서 순위에 올라 진료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송영구 병원장은 "지난 40여년 동안 서울 강남지역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온 강남세브란스병원은 흔들림 없는 새병원 건립 사업 추진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자 노력하겠다. 더하여 조직 구성원들 사이 서로 공감하고 같은 비전과 목표를 지녀 동일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강남세브란스병원만의 조직문화를 이룩함으로써 새병원 건립 사업의 추진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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