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대똥이' 인형이 재등장했다. 대똥이는 송석준 국민의힘이 보유하고 있는 강아지 인형이다. 작년 국감장에서 송 의원이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지적하기 위해 양의 탈을 씌운 대똥이를 등장시킨 바 있다. 송 의원은 당시 대장동 문제를 '양의 탈을 쓴 개'를 빗대 설명해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을 불러왔다.
송 의원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국가보훈처에 대한 국정감사 의사진행발언에 나서 대똥이를 책상위에 올려놨다.
송 의원은 "많이 보신 반려견이다. 작년에 고생 많이 했다. 대똥이가 좋은 세상 만드려는 의미에서 원래 이름이 대동이었다"면서 "양의 탈을 쓰고 이상한 것을 많이 뺏어 먹더니 이상한 냄새를 풍겨서 대똥이라고 이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런 송 의원의 '풍자'는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의 대장동 후보를 겨냥하는 동시에 이 후보가 선거에 내걸었던 '대동세상'을 비꼬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러면서 "작년 국감에 양두구육이란 교훈을 드렸는데 아직도 그런 행태를 보이는 분이 많다"며 "많은 의원께서 보훈처와 권익위 상대로 질의를 할텐데 양두구육적 행태가 많이 드러날 것이다. 대똥이 미워하지 마시고 국감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권에서 연일 '알박기' 인사로 비판을 쏟아내는 전현희 권익위원장을 다시 한번 겨냥하면서 이재명 당 대표를 다시 공격하기 위한 무기로 또 꺼낸 셈이다.
대똥이 인형 재등장에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그게 대체 무슨 발언"이냐고 질타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정무위 수준을 맞춰달라"고도 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의원님의 발언은 위원장이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회, 국가보훈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2022.10.13 [한주형 기자]
작년 11월 국회에선 송의원이 10월 경기도 국감에 이어 다시 '대똥이' 인형을 들고 나타나자 민주당 의원 중 일부는 "야! 또 들고 오냐. 개XX"라며 욕설을 했고, 이후 누군가 몰래 대똥이를 들고 회의장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이에 송 의원은 "사유재산 탈취"라며 "어떻게 동료 의원 반려동물을 뺏어가나!"라고 반발하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국회에서 벌어지기도 했다.이런 송 의원의 기이한 연출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국감에서 어떻게든 이목을 끌어보기 위한 '쇼맨십'"이라는 평가와 함께 "딱딱한 이슈를 보다 효과적으로 국민에게 전달하는 데는 효과가 있다"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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