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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부펀드 KIC 사장 "시장 불확실…중국 투자 다변화 필요" [월가월부]
입력 2022-10-13 08:48  | 수정 2022-10-18 09:36
뉴욕 특파원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진승호 KIC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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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에 따른 침체 여파에 주목하는 한편 미·중 갈등 구도가 깊어진 상황을 감안해 신흥시장 투자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산업 뿐 아니라 전방위 대립을 하고 있는 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장기 집권에 힘이 실리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현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진 사장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연준이 의미있는 정책 전환을 할 지 지켜보면서 투자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연준이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너무 많이 올리면서 침체론이 나왔는데 통화정책 시차 상 1년~1년 번 후에 정책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IC는 포트폴리오의 70% 이상을 전통적인 자산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데 증시가 약세에 접어 들면서 고민이 커졌다.
최근 증시 약세장이 연준 고강도 긴축 정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영국 금융시장 불안, 미·중 갈등 등 외부 변수 영향이 큰 만큼 진 사장은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를 하는 기관인 만큼 기회를 보고 있다"면서 "작년까지만 해도 이자율이 너무 낮고 채권 쪽은 아무래도 계속 좋지 않아서 국채 비중을 줄였는데 지금은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이자 수익만 봐도 괜찮기 때문에 중립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자산을 선진국 시장과 신흥국 시장으로 나눠보는 경우, 특히 신흥 시장은 투자 방향을 구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압박이 커졌다. 진 사장은 "신흥국 투자 비중은 10% 남짓인데 그간 주로 아시아, 특히 중국 쪽으로 투자해왔지만 지금은 중국 내외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를 떠받쳐온 부동산 시장 붕괴 위기론이 나날이 커졌고 정책 불확실성도 커졌다.

이에 더해 미국 내 주요 정당인 민주·공화당이 중국 견제 필요성에 대해서는 거의 일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미·중 갈등 역시 중국 투자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앞서 블랙록과 소로스펀드등 내로라 하는 미국 투자 큰 손들이 줄줄이 중국 투자 철수를 선언한 바 있다.
진 사장은 신흥 시장에서 중국 위주 투자보다는 인도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투자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 위주의 글로벌 공급망을 인도·대만 등으로 재편하려는 미국의 대외 정책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진국 시장도 당장은 불확실성이 크다. 진 사장은 "유럽 주요국은 러시아 리스크가 있고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정책 불안정성이나 혼란이 부각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개인 투자자 뿐 아니라 KIC 같은 국부 펀드도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대체 자산과 관련해 진 사장은 "지금까지는 부동산 쪽이 받쳐줬는데 부동산도 조정이 온다는 전망이 많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진 사장은 "인프라스트럭처 쪽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에너지의 경우 단기에 친환경 시대 전환이 힘들다는 점, 산유국 감산 결정이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봤다.
한편 달러 강세와 관련해 진 사장은 "최근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에서도 보면 투자자들은 대체로 강 달러가 꽤 길게 가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고 이는 연준이 꾸준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KIC의 경우 대부분의 국부 펀드와 마찬가지로 달러화 기준으로 투자 손익을 평가하기 때문에 환율 리스크 부담이 비교적 덜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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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김인오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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