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은 과거와 현재가 혼재된 역사적인 공간입니다. 한쪽으론 광화문과 경복궁이, 반대편으론 높은 고층빌딩숲이 보이죠. 도시와 고궁, 전통과 미래를 모두 보여주는 이 공간이 패션쇼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패션쇼를 위해 방한한 아미(AMI)의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알렉산드르 마티우시는 패션쇼에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을 패션쇼 런웨이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마티우시 CD는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오프라인 행사가 재개된 데 대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엔데믹으로 접어들며)최근 패션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며 "불어로 '친구'라는 의미의 브랜드명처럼, 아미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따뜻하고 친근한 옷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11일 광화문 광장서 열린 아미 23SS 패션쇼 [사진 제공 = 삼성물산 패션부문]
하트 심볼로 전세계 패션피플들의 워너비 브랜드로 널리 이름을 알린 아미는 11일 오후 7시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23년 봄여름 시즌 컬렉션을 공개했다. 아미가 국내에서 패션쇼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9월 전세계 최대 규모로 문을 연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또 한 번 한국에 대한 사랑을 입증해보였다. 마티우시 CD는 "인천공항에서 '아미'를 입은 사람들을 많이 마주칠 수 있었다"며 "심지어 공항 라운지에서 나를 알아보고 반가워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아미는 반사 효과가 있는 검정색 우드를 광장 중앙의 잔디 위에 펼쳐 런웨이를 꾸몄다. 한국의 전통 옻칠 공예로 제작된 나무 스툴 좌석과 함께 북악산의 배경이 더해져 한국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다시 탄생했다.
11일 광화문 광장서 열린 아미 23SS 패션쇼 [사진 제공 = 삼성물산 패션부문]
아미는 '서울패션위크'와 협업해 서울패션위크 개막식에 맞춰 이번 패션쇼를 진행했다. 아미는 컬렉션을 통해 파리지앵 영혼을 개성있게 보여주고자 했으며 풍성하고 섹시한 1960년대 복고풍 분위기를 다양하게 표현했다.특히 브랜드 트레이드 마크인 다양한 컬러를 중심으로, 상징적인 매혹감, 몽마르트의 자유분방한 무드, 그 곳에 끌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순수하고 단순하며, 신선한 그래픽이 교차되는 등 실루엣과 룩에서 아미의 아이덴티티를 세련되게 선보였다. 아미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모델도 캣워킹에 참여시켰다. 유명 모델 외에도 길거리 캐스팅으로 선발된 모델, 신인 모델 등이 런웨이에 등장했다.
한국 패션 브랜드 중 '우영미'를 멋진 브랜드로 꼽은 마티우시 CD는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소개하며 간담회를 마무리지었다.
11일 광화문 광장서 열린 아미 23SS 패션쇼 [사진 제공 = 삼성물산 패션부문]
"패션은 요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멋진걸 내가 입고, 다른 사람들에게 입히고 싶은 것이죠. 마치 누군가를 위해 요리해주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제가 디자인을 하는 이유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패션이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거든요(웃음)."[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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