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에 평균임금과 최저임금 모두에서 역전되는 상황이 눈앞에 닥쳤다는 일본 언론의 지적이 또 나왔다. 11일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언론 산케이 신문(산케이)은 일본의 평균 임금이 수십년간 정체 된 결과, 2001년 2배 넘게 차이가 났던 한일 양국의 평균 임금이 곧 역전될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2001년에 1인당 명목 평균임금을 달러로 환산한 액수는 일본 3만7165달러, 한국 1만5736달러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산케이는 일본의 임금과 재화 가격이 너무 싸다며 "싸구려 일본"인 상황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구매력 평가(PPP)를 기준으로 한 수치가 가장 자주 인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평균 임금은 2013년 이미 역전됐으며 2021년 기준으로는 한국이 일본을 약 10%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산케이는 일본무역진흥기구(제트로)를 인용해 이 수치가 "실질적 임금을 비교하기에 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 고 지적했다. OECD의 구매력 평가 통계는 물가변동의 영향을 뺀 실질임금으로 현실을 반영한 명목임금과 다르고 전제조건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져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다만 "한일 간 격차가 거의 메워진 것은 분명하다" 며 "최근 환율로 계산하면 일본이 약간 더 높긴 하지만 곧 역전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양국의 임금 격차가 줄어든 가장 큰 요인은 일본의 임금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30년간 평균 임금이 거의 늘지 않으면서 선진국 최고수준이었던 평균 임금이 이제는 선진국 하위권으로 전락한 상태라고 산케이는 지적했다. 배경에는 낮은 기업생산성과 종신고용 등 일본 특유의 고용 관행 등 여러 요인이 거론된다.
최저임금은 이미 역전된 상태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최저임금이 지역별로 차등이 있다.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도의 경우 올해 1072엔, 전국 평균으로는 961엔 이다. 한국의 올해 최저임금은 9160원(약 916엔) 이지만 내년 9620원(약 962엔)으로 증액이 확정된 상태다. 여기에 일본에는 없는 주휴수당을 합치면 한국의 내년도 최저임금은 1만1544원(약 1154엔)으로 도쿄도의 최저임금을 넘어선다. 임금 이외에 구매력 평가로 환산한 1인당 명목 GDP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의 국가 경쟁력 순위, 국채 신용 등급 등을 한국의 '일본 역전'이 나타나는 지표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산케이는 한국이 문재인 정부때 소득주도 성장기조로 2017년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을 5년간 41.6%나 높인 것이 최저임금 역전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로 인해 채용 냉각 등 청년층의 실업률이 오르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상태이며, 기업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너무 커 서민 대부분은 경제적 풍요를 실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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