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한 아이, 분유 수유한 아이보다 가와사키병 위험 16%↓"

한양대병원, 빅데이터 분석으로 모유 수유-가와사키병 연관성 첫 입증
"모유에 면역성분 풍부해 아이 면역력 강화에 도움 주는 것으로 추정"

모유 수유를 한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가와사키병'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사실이 국내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습니다.

11일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용주·나재윤 교수, 응급의학과 조용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8~2014년 태어난 영아 191만438명의 빅데이터(영유아건강검진·국민건강보험공단)를 분석한 결과, 모유 수유와 가와사키병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가와사키병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5세 이하 영유아에게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급성 열성 혈관염으로, 닷새 이상의 고열, 양측 결막 충혈, 입술의 홍조와 균열, 손발의 홍반과 부종, 피부 발진 등을 동반합니다.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고 해서 얼핏 대수롭지 않은 질병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전체 발병자 중 약 20%에게는 관상 동맥에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결코 가볍게만 넘길 수는 없는 질병입니다.

최근에는 가와사키병의 증상이 코로나19 감염 후 소아에게 나타나는 다기관염증증후군(MIS-C)의 증상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가와사키병에 대한 주목도가 특히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연구팀은 분석 대상 영아 집단을 ▲ 모유 수유(41.6%) ▲ 분유 수유(38.1%) ▲ 모유+분유 수유(20.3%) 총 3개의 집단으로 나눠 생후 1년 단위로 가와사키병 발생률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생후 12개월까지 모유만 먹은 아이의 가와사키병 발생 위험은 같은 기간 분유만 먹은 아이보다 무려 16% 낮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모유와 분유를 함께 먹은 아이 역시 같은 비교 조건에서 14%의 발병 위험이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분유 수유 / 사진=연합뉴스

가와사키병의 발병 원인으로는 유전학적 요인과 면역학적 요인, 감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나온 겁니다.

연구팀을 이끈 김용주·나재윤 교수는 "모유 수유가 분유 수유보다 가와사키병 발생을 줄인다는 사실을 입증한 첫 빅데이터 연구"라며 "영아의 면역력 향상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모유가 가와사키병에 대해서도 좀 더 방어적인 메커니즘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모유는 면역글로불린 등 면역성분이 풍부해 아직 자체적인 면력력이 약한 아기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대항해 잘 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물론, 비타민A와 DHA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뇌세포 발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외에도 모유는 비만, 유방암, 우울증 등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입증됐습니다.

한편, 연구팀은 모유 수유가 생후 2년까지는 가와사키병 발병 위험을 낮추는데 획기적인 역할을 하지만, 생후 3년째 부터는 그 영향이 미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양대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소아질환 분야 국제학술지(Frontiers in Pediatrics) 최근호에도 실렸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