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급전세도 안 나간다"…심화하는 서울 역전세난
입력 2022-10-11 08:28  | 수정 2022-10-11 08:36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벽면에 급매물 안내문구가 적혀 있는 모습. / 사진 = 매일경제
2년 전보다 싼 전세 매물 속출…기존 세입자도 가격 낯줘 계약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시장 약세 지속될 듯…"전세사기 대비해야"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 가격이 2년 전 거래가보다 떨어진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11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셋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 2년 전 가격보다 싼 전세 물건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8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급등했는데, 2년 만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겁니다.

이로 인해 비강남권은 물론 고액 전세가 많은 강남권도 전체 물건이 적체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난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재건축 단지로 전셋값이 비교적 낮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는 2년 전 시세보다 낮은 물건이 등장했습니다.

전용 76.79㎡의 경우 2년 전 전세 거래가가 최고 7억∼8억 원인데 현재 전세 6억 8천만∼7억 원대 초반에 전세가 나와 있습니다.

최근 전세 매물이 적체되고 있는 건 중저가 전세 수요가 많은 강북도 마찬가지입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해 11억∼11억 5천만 원까지 계약되던 전세가 현재 8억 5천만∼9억 원까지 내려왔습니다.

이 아파트는 2년 전인 2020년 9∼10월에는 8억∼9억 5천만 원, 11월에는 10억 원 넘는 금액에 전세 계약이 이뤄진 곳입니다.

전용면적 59㎡는 2년 전 전세 거래가가 최고 7억 5천만 원인데 현재 이보다 낮은 6억 5천만∼7억 원 적세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에 전세시장 약세 지속될 듯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연 6∼7%대까지 치솟으면서 월세 선호 심리가 높아진 것도 전세 적체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9일 한국부동산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지수는 6월 94.2, 7월 91.3, 8월 87.7 등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벽면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 사진 = 매일경제

반면 월세수급지수는 지난 8월 100.1을 기록하며 올해 처음으로 100을 넘겼습니다.

수급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가 세를 놓는 집주인보다 더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집주인이 세입자보다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세입자들의 수요가 줄자 아파트들의 전세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26일) 기준 전국 전셋값은 0.21% 하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계속해서 하락하면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한 갭투자자 등 일부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면서 세입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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