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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나지완 “KIA는 늘 1순위, 과분한 사랑 받고 떠난다” [아듀! 나지완]
입력 2022-10-07 17:04 
KIA 타이거즈의 원클럽맨 나지완이 현역에서 은퇴한다. 나지완은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떠나다는 소감을 전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사진(광주)=김원익 기자
마음 속 1순위는 언제나 KIA 타이거즈다. (눈물을 흘리며) 정말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고 떠난다.”
‘나비 나지완이 KIA 타이거즈의 원클럽맨으로 현역 15년 생활을 마감한다. 나지완은 은퇴 지자회견 내내 KIA 타이거즈의 일원으로 받았던 사랑을 언급하며 팀의 일원으로의 깊은 자부심과 애정을 표현했다.
그만큼 KIA 구단에는 특별한 존재였다. 2008년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으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나지완은 KBO 통산 15시즌 동안 1472경기에 출전, 1265안타(221홈런) 862타점 668득점 OPS 0.857를 기록했다.
특히 나지완이 기록한 221홈런은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 홈런 기록(종전 김성한207개)이다.
그런만큼 나지완의 마지막 작별인사, 은퇴식도 성대하게 진행된다. 10월 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펼쳐지는 kt위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경기 전 감사인사와 사인회, 대규모 특별 선물 증정, 경기 전 시구/시타 행사, 경기 중 특별 엔트리 출전(예정), 경기 후 성대한 은퇴식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만난 나지완을 빨갛게 머리를 염색하고 밝은 표정으로 미디어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담담히 은퇴 소감을 전하던 나지완은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언급하던 도중, 앞선 다짐이 무색하게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다음은 솔직담백했던 나지완의 은퇴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은퇴를 결정한 시기는?
전반기 끝나고 나서 은퇴를 해야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내비쳤다. 그 다음에 구단과 상의를 잘 해서 은퇴라는 길을 밟게 됐다. 내가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보고, 기회가 안 올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나 또한 빠른 결정을 하는 게 구단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거라고 봤다.

▲결정까지 쉽지 않은 마음이었을 것 같다
준비하는 과정들이 너무 힘들었다. 그렇기에 저 또한 은퇴라는 결정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발전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내겐 기회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더라.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 눈치를 보는 게 싫었다. 그런 것들이 항상 마음속으로 상처였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빨리 지워주고 싶었다. 그래서 빨리 은퇴를 결심하지 않았나 싶다.
▲은퇴를 결심하기까지 가장 마음에 걸렸던 건 뭐였나
개막전 이후에 퓨처스리그에 내려가는데 너무 힘들었다. 내 생각에 아내는 항상 정말 밝은 모습만 보여주는 사람인데, 몇 시간 동안 펑펑 울면서 ‘이제 그만하자고 하더라. 그 모습을 보는 게 힘들었다. 가장으로서 가슴은 찢어졌지만 우리 아들이 아빠를 알아보는 순간이 점점 늘어나는데 자랑스러운 그런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딱 한 번만 더 해보겠다고 와이프에게 얘기했다.
▲음
그리고 내 스스로 정한 마지노선이 전반기였기 때문에 후회 없이 전반기 끝나고 나서 장정석 단장님과 면담을 갖고 은퇴의사를 말씀드렸다. 단장님도 ‘많이 고생했다고 하시더라.
▲은퇴식을 앞두고 잠은 잘 잤나
너무 잘 잤다. 오늘 나오기 전에도 낮잠을 30분 정도 잤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는 게 이런 마음인가 싶기도 하다. 7월 이후 은퇴 의사를 밝히고 약 3개월 간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낸 게 또 좋은 순간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또 언제 이런 시간이 주어질지 모르기에 최대한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려 했다.
▲프로 15년 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과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 있다면
가장 아쉬운 건 작년 시즌이었다. 주장 역할을 하면서 고참으로서 좋은 역할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오래 결장했고, 부상으로 5개월을 쉬다 보니 몸이 말을 잘 안 듣더라. 그 시즌이 너무 아깝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데뷔 시즌이 가장 생각난다. 개막전 4번 타자로 나섰는데, 가문의 영광인 것 같다. 그게 또 추억인 것 같다.
▲그만큼 믿음을 주고 끝까지 신뢰해 준 이가 조범현 전 감독이었다
안 그래도 은퇴식이 결정나고 나서 조범현 감독님께 제일 먼저 전화를 드렸다. 외국에 계셔서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고생했다고, 한국 오면 꼭 좋은 식사 자리를 가지자며 격려를 해주셨다.
▲은퇴 이후 행보는 정했나
은퇴를 하지만 아직 나는 KIA 타이거즈 선수고, 또 타이거즈 선수였다는 걸 잊지 않을 생각이다. 추후에 어떤 일을 할지 모르겠지만 1순위는 무조건 KIA 타이거즈고, 첫 번째도 KIA 타이거즈다.
▲지도자와 행정관계자 혹은 방송관계자의 길도 있다
현재로선 50대 50이다. 지도자는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만약 방송해설을 하더라도 언젠가 돌아올 곳은 KIA 타이거즈라고 생각한다. 어떤 방향성으로 갈지 지금도 잘 조율하고 있기 때문에 은퇴식 끝나고 구단과 다시 논의하겠다.
▲KIA의 원클럽맨으로 은퇴하게 됐다.
(환하게 웃으며) 빨간 물결이 내 가슴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오늘도 빨간색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려고(웃음) 이렇게 빨간 머리로 왔다. KIA 타이거즈는 나의 이름을 각인시켜주셨고, KIA 타이거즈로 인해 내 모든 것이, 처음과 끝이 마무리 된다는 게 너무나 큰 일이다. KIA맨으로서 얻은 부분을 분명히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나도 감사드린다. ‘KIA의 나지완을 추억 속에 잊어야 한다는 게 아쉽다. 하지만 KIA의 나지완이란 이름을 각인시켜주신 여기 계신 관계자분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한국시리즈 홈런 외에 개인 통산 221개의 홈런 중에 가장 생각나는 홈런이 있다면
가장 먼저 첫 홈런이 생각난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제 친구 조정훈의 볼을 쳤다. 또 타이거즈 우타자 홈런 기록을 세웠던 홈런이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자신 있나
눈물은 절대 안 흘린다고 자신하는데, 오늘 오면서 내 현수막을 보고 울컥하는 모습에 장담은 못 하겠다. 하지만 ‘절대 안 울겠다고 다짐했다. 좋은 행사고 좋은 취지로 기획된 행사인 만큼 끝까지 밝은 모습으로 끝나고 싶다
▲팬들에게 환대를 받으며 떠난다
나지완이라는 선수를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팬들이 계셔서 여기까지...이 과분한 사랑을 갚을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울컥해서) 나지완이라는 선수가 행복하게 야구를 했다는 건 어떤 포장도 되지 않는 것 같고, 이렇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떠나는 것 같다.
(잠시 말을 멈춘 이후)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주셔서 고맙고(눈물) 감사드리고, 저는 오늘을 끝으로 물러나겠습니다.
▲KIA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첫째로 KIA 타이거즈 선수라면 팬들의 사랑과 그 과분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말과 함께 반대로 나처럼 애증의 선수가 되면 그만큼 힘든 역경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어려움도 잘 이겨내야 한다. 우리 팀엔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선수가 많다. 빨리 내 홈런 기록을 깰 수 있는 후배가 나왔으면 좋겠다.
▲포스트 나지완을 1명 꼽는다면
(황)대인이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 상황에서는 나랑 비슷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질타를 받고 있더라(웃음). 앞으로 대인이가 팀에서도 좋은 역할을 했으면 한다. 선후배들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으니 앞으로 선수단의 중심이 됐으면 하는 마음을 염두에 두고 꼽아봤다.
▲현역 생활을 마감하면서 감사하고 고마웠던 분들이 있다면
아까 말했듯이 조범현 감독님 첫 번째로 생각이 난다. 그리고 또 오늘 다른 한 분은 모셨다. 바로 이순철 코치님인데, 제 인-아웃 스윙을 만들어주셨던 분이다. 정말 감사드린다. 선동열 감독님껜 너무 감사드리지만 무서워서 연락을 못 드렸다(일동 웃음). 정말 너무나도 고마운 분들이 많지만 그 모든 분들게 은퇴식이 끝나고 나서 한 분 한분 연락드리도록 하겠다.
▲은퇴 경기 출전할 수도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그러니까.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감독님께서도 미리 말씀해 주셨다. 처음엔 나가지 않을 것이고 아마 중간 쯤에 나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출전 여부는 미정이지만 베팅 케이지에서 열심히 준비 해보겠다.
[광주=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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