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교통 문제 해결 앞장서겠다" 수리남 배우 출신 김혜지 서울시의원 [김수형의 나는 도시인이다]

89년생 강동1 지역구 김혜지 서울시의원 "교통·교육·지역 문제 해결할 것"
수리남 출연, 모델 선발대회 출전 경험.."다양한 계층 이야기 듣고 공감할 수 있어"
서울시 2030세대 30% 넘지만 서울시의원은 12% 불과...기성 정치 벽 극복 '과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제11대 서울특별시의회가 문을 연 지 100일이 지났다. 이번 서울시의회는 시의원 112명 가운데, 20대 시의원 3명을 포함해 2030세대 시의원 16명이 당선됐다. 열정과 신선한 시각으로 무장한 청년 시의원들이 서울시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서울시의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열정과 패기로 똘똘 뭉친 'MZ세대'로 꼽히는 청년 시의원인 김혜지 시의원을 만나봤다.

'삶의 불편함'에 정치 도전한 MZ세대 김혜지 시의원

김혜지 서울시의회 의원은 89년 생으로 MZ세대다. 남들과 다르지 않았던 직장인이었던 김 의원이 정치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삶의 불편함' 때문이었다. 3대째 이어지고, 태어나서 3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발전이 인근 지역인 서울 송파구나 경기도 하남시에 비해 더디다는 것을 몸소 체감하면서 정치에 뛰어들었다. "재건축으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오는 것은 좋지만 그에 따른 교통과 주민 편의시설, 상업시설이 새로 들어온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의 불편함이 커졌고 너무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찰나에 지인을 통해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라고 정치 입문 계기를 밝혔다.

2022년 9월 30일 첫 시정연설을 하는 김혜지 의원 (사진 = 김혜지 의원)

김 의원은 사회적 약자인 MZ세대를 대변하는 청년 의원을 꿈꾼다. "부동산이 폭등해서 집도 사기가 어려운 세대이고 취업도 힘든 세대인데 우리 청년들이 꼭 회사만 다니는 회사만 다니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프리랜서로 이것저것 예술인도 있을 거고 정말 자기 꿈을 위해서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그런 다양한 계층의 이야기들을 듣고 이걸 대변할 수 있는 그런 청년 의원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의원은 9월 30일 첫 시정연설에서 "저는 전세사기 피해자입니다. 저를 비롯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대부분 순수한 마음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는 청년과 신혼부부입니다. 이 사회의 청년들이 무너지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 피해자를 구제해 줄 방법은 너무나도 허술합니다"라고 청년들의 문제로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서울시에 "전세사기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에서 질의하는 김혜지 의원 (사진 = 김혜지 의원)

관심은 교통·교육·지역 문제…"플랫폼 택시 문제 해결할 것"

서울시의회 첫 상임위로 교통위원회를 택했다. 서울시 전반적인 교통 문제와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다. 최근에는 택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택시난 해소를 위해 택시 기본요금 인상과 관련해서 "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이번에는 불가피했지만, 앞으로는 택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상임위에서 "택시기사들께 물어보면 택시가 플랫폼의 콜을 받아서 승객을 태우면 수수료를 낸다. 이건 당연한 것인데, 길거리에 태우는 승객도 수수료를 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플랫폼 기반의 일부 택시 서비스에서 플랫폼 이용 승객이 아닌 도로 승객의 수수료 부과와 이와 관련된 택시 기사의 매출 중복 부분에 대해 '불합리한 이러한 정책'이라고 판단하고 이와 관련된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질 예정이다.

'강동의 딸 김혜지가 간다' 영상 (사진 = 유튜브 캡쳐)

김 의원은 지역의 교통 문제 해결에도 나서고 있다. "직접 제가 겪었고 주민들 만나면서 들은 이야기들도 많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김 의원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강동의 딸 김혜지가 간다' 영상에서 지역의 교통 문제를 방송기자 리포트 형식으로 지적하며 이 문제 해결에 앞장 설 것임을 선거 과정에서 예고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상임위 질의 과정에서 숫자를 자주 사용한다. 숫자 만큼 사실에 가까운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과거 민간 회사에서 전략과 기획 업무를 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한다.

소속 상임위는 아니지만 교육 문제도 관심이 많은데 이는 시의원이 되기 전 프리랜서 강사를 할 때 경험이 작용했다. "지어진지 30년이 넘는 학교들 보면 좁기도 좁고 전기 같은 문제도 있다. 또 이번에 침수된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학교방문추진단으로 활동하며 학교를 방문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1화 중 (사진 = 김혜지 의원 촬영 / 술, 담배는 모자이크 처리)

'수리남' 단역 배우까지...'ENFP 만능엔터테이너'

김 의원은 배우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최근 OTT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수리남'에서 단역 배우로 출연했다. 대학 졸업 뒤 정치인이 되기 전 짧은 기간이지만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일을 했고, 프리랜서 강사, 아나운서, 단역 배우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왔다. 정치인이 되기 전 배우로 마지막 출연작이 바로 '수리남' 이었던 것이다. 방송 마지막 출연 배우 이름에서 '김혜지' 석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장점 세 가지 중 하나가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김 의원은 "많은 경험을 했고 이 때문에 다양한 계층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다양한 경력이 정치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모델 선발대회에 출전해 상을 수상한 김혜지 의원 (사진 = 김혜지 의원)

특이한 이력 가운데는 2020년 모델 선발대회에 참여해 수상을 한 경력도 있다. MBTI는 'ENFP'라고 답했다. 'E'는 외향적인 측면으로 해석된다. 지역에서는 활력을 주는 '비타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것을 그려도 되는 도화지 같은 정치인"...'보이지 않는 벽' 극복하나

김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자신을 '도화지'에 비유했다.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초선 의원으로서 어떤 것을 그려도 그려질 수 있는 도화지"라는 것이다.

인터뷰 중인 김혜지 의원

과거 경력과 성격에 당당함이 배여 있었지만 시의회 본회의장에 앉았을 때 "어깨가 무거웠다. 기존 기성 정치인들이랑 다르게 잘해야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며 부담감은 지우지 못했다. 국회나 지방의회에 MZ세대의 정치 문턱은 여전히 높다. 서울시 인구 중 2030세대는 30%가 넘지만, 시의원은 12%에 불과한 실정이다. 최근 정치권에 MZ세대가 속속 입성하는 등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성 세대가 중심인 현실인 상황에서 이 보이지 않는 벽을 슬기롭게 극복해 깨끗한 도화지에 새로운 정치와 정책으로 채워질 지 김 의원의 의지에 달려 있다. "4년 뒤 제11대 시의원 임기 마칠 때 박수 받고 싶어요."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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