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대사 "한국 군인, 베트콩 병사 20명 죽일 수 있어"
제작사 측 "문화적 감수성 고려해 주의 기울일 것"
제작사 측 "문화적 감수성 고려해 주의 기울일 것"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베트남 전쟁을 왜곡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베트남 넷플릭스에서 퇴출당했습니다.
7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전날(6일) 오후 3시부터 베트남 넷플릭스 방영 목록에서 제외됐습니다.
베트남 당국의 요청에 따른 조치로, 베트남 정보통신부 산하 라디오·방송·전자정보국은 넷플릭스 측에 베트남 넷플릭스에서 '작은 아씨들'을 삭제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작은 아씨들'은 가난한 집에서 자란 세 자매가 한국에서 가장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12부작으로 제작됐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달부터 방영됐는데, 3회와 8회에서 베트남 전쟁에 대한 왜곡이 두드러졌다는 것이 베트남 측 입장입니다.
드라마 등장인물 중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군인이자 사조직 '정란회'를 세운 원기선 장군이 베트남 전쟁 영웅으로 묘사될 뿐만 아니라 한 참전용사는 "한국 군인은 베트콩 병사 20명을 죽일 수 있다. 어떤 군인은 10명까지 죽였다", "한국 군인은 베트남 전쟁 영웅이다" 등의 말을 합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드라마 속 설정과 대사들이 한국군을 전쟁 공로자로 묘사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결국 넷플릭스는 베트남 측 요청으로 '작은 아씨들' 현지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7월에도 호주에서 제작된 첩보물 '파인갭' 드라마에 대한 베트남 현지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구단선'이 등장했다는 것이 서비스 중단 이유입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의 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베트남을 비롯해 필리핀과 브루나이 등 인접국들과 영유권 분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작품이 베트남 넷플릭스에서 삭제 처리된 건 '작은 아씨들'이 첫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작은 아씨들'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를 통해 "향후 콘텐츠 제작에서 사회적·문화적 감수성을 고려해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습니다.
'수리남' 인기에 수리남 정부 발끈
한편, '작은 아씨들' 외에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수리남' 시리즈 또한 외교 문제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배경이 된 남아메리카 국가 수리남이 해당 드라마로 인해 마약국 이미지가 강조됐다며 한국의 드라마 제작사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겁니다.
지난달 알베르트 람딘 외교·국제사업·국제협력부(BIBIS) 장관은 "드라마 '수리남'이 수리남을 마약국가로 몰아넣고 있다"며 "드라마에서 우리나라는 마약을 거래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형편없이 묘사됐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수리남은 부단히 노력해 눈에 띄는 변화를 이뤄냈고, 더 이상 마약 국가가 아닌데 묘사가 부당했다"며 "제작사에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