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상황 이지경까지 됐으면 스스로"…러 국방장관 대놓고 저격한 병합지 관료
입력 2022-10-07 07:58  | 수정 2022-10-07 08:02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근 점령지 4곳을 강제 병합했지만 병합지에서 속절없이 패배를 거듭하자 친 러시아 현지 관료가 러시아 국방장관을 상대로 '자살'을 언급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같은 극언을 한 인물은 헤르손주 친러시아 점령지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다.
그는 온라인에 공개한 영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상황을 이지경으로 만든 국방장관이었다면 장교로서 스스로에게 총을 쐈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임명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대놓고 저격한 것이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자주 함께 휴가를 갈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스트레무소프는 또 "국방부에는 부패한 약탈자와 다양한 쓰레기도 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목숨을 바친 영웅들도 있다"고 했다. 또한 앞서 군 지휘부를 공개 비판한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사장에 대해서도 잘했다고 칭찬하며 지지를 표했다.
카디로프는 이달 초 러시 점령지였던 동부 요충지 리만을 우크라이나군에게 빼앗기자 이 지역 군 지휘부를 이등병으로 강등하고 최전방으로 보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카디로프는 지난 5일에는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의 진급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텔레그램에서 "여러분과 기쁜 소식을 나누고 싶다"며 "러시아 대통령이 나에게 상장 계급을 수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상장은 일반적으로 군대에서 중장(3성 장군)과 대장(4성 장군) 사이 정도의 계급이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나에게 이를 통보하고 축하해줬다"며 "이는 아주 큰 영광"이라고 썼다.
이날 진급 소식은 카디로프가 지난 3월 말 중장으로 진급한 뒤 불과 6개월만의 일이다.
카디로프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곧바로 체첸 부대를 전장에 파견, 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한 14, 15, 16세인 세 아들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내겠다고 하는 등 이번 전쟁에 대한 강경한 태도와 함께 푸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하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스트레무소프의 발언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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