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엔 표결서 신장 인권문제 토론 19대17로 부결…한국 찬성
입력 2022-10-07 00:57 
신장 자치구에 있는 구금 시설 /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신장에서 위구르족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의혹을 두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토론회를 여는 방안이 6일(현지시간) 표결에 부쳐졌지만 부결됐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유엔에 제출한 이 결의안은 47개 이사국 가운데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과 영국 등 17개국이 찬성했으나 중국과 인도네시아, 네팔 등 19개국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말레이시아와 아르헨티나 등 11개국은 기권했습니다.

신장 자치구는 1천100만 명의 이슬람 소수민족 위구르족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신장 자치구 내 수용시설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준비 기간이 3년이 넘었는데도 발간되지 않다가 미첼 바첼레트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 8월31일 늦은 밤 전격적으로 발간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이 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대테러 작전과 '극단주의' 대응 과정에서 신장 지역 내 소수민족에 심각한 인권침해가 자행됐다"면서 구금과 고문, 학대 등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등도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이슬람교도들이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돼 있으며 여기에서 가혹한 인권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해왔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결의안 제출을 주도한 국가들은 이날 표결에 앞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보고서를 거론하면서 신장 수용시설의 심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측 대표는 "보고서 내용은 중국 정부가 제공한 자료 등 신뢰할 만한 정보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며 "우리가 여기(인권이사회)에 왜 함께 모여있는지를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반면 중국 측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보고서에 담긴 사실관계가 잘못됐으며 수용시설은 위구르족 등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하는 재교육 시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고려 사항을 놓고 고심한 끝에 이날 토론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장 수용시설 내 인권 침해를 단정하는 게 아니라 토론을 하자는 취지인 만큼 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를 다루는 것 자체에는 제약이 없어야 한다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따라 주제네바 한국대표부가 결의안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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