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감사원 사무총장, 대통령실과 소통?…"단순 질의응답" 해명
입력 2022-10-05 16:47  | 수정 2023-01-03 17:05
감사원 사무총장, 대통령실에 "해명자료 나간다"
민주당 "감사원 '文 감사' 배후, 대통령실로 드러나"
감사원 "언론 보도에 대한 질의가 있어 알려준 것"
대통령실 "정치적으로 해석할 만한 어떤 대목도 없어"

헌법상 독립이 보장된 감사원이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보낸 문자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겁니다. 곧바로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과 대통령실 사이 유착 관계가 형성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오늘(5일)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감사원은 헌법상 독립이 보장된 기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또한 전날(4일) 출근길에서 감사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한 것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고 대통령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며 "대통령이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유 사무총장이 대통령실에 사안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모습이 확인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한 비판을 내놨습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관련 보도 내용을 링크하며 "감사원은 독립 헌법기관이라며 언급이 부적절하다던 윤 대통령은 부끄럽지 않느냐"며 "국민 앞에서는 감사원과 아무 소통이 없는 것처럼 굴더니, 뒤로는 이렇게 실시간으로 긴밀한 소통을 나누고 있었다니 정말 말문이 막힌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의원은 문자 메시지 내용은 근거로 "한두 번 문자를 주고 받은 것 같지 않다. 그동안 정치감사, 표적감사에 대통령실의 개입이 있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사안이다. 감사원의 존립 기반을 뒤흔드는 사건"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감사원장과 사무총장 해임 등의 조치를 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오영환 민주당 대변인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실이 국정·인사·외교 참사 등 총체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철저히 기획된 정치 보복 감사를 진두지휘한 것"이라며 "감사원을 통한 기획감사, 정치 보복 감사를 즉시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감사원과 대통령실의 검은 유착"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감사원 사무총장이 시시콜콜하게 해명자료 나간다고 문자까지 보냈는데, 전 대통령에 대한 걸 대통령실이 몰랐다는 게 설득이 되겠느냐"며 "독립적 헌법기관을 정치탄압의 돌격대로 전락시킨 유병호 사무총장은 반드시 경질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논란이 된 해당 메시지에 대해 감사원은 "오늘자 일부 언론에 보도된 '서해 감사가 절차위반'이라는 기사에 대한 질의가 있어 사무총장이 해명자료가 나갈 것이라고 알려준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언론은 감사원이 최고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에 착수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보도를 했는데, 이에 대한 질의가 있었고 사무총장이 대통령실 측에 알려줬다는 겁니다.

대통령실은 "감사원이 적법절차 준수하지 않았다는 보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이 수석이) 단순 문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자 내용을 보면 정치적으로 해석할 만한 어떤 대목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최재해 감사원장은 지난 7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감사원 독립성 논란이 빚어진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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