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 참여 회식 중 음주상태로 다이빙해 중상…법원 "업무상 재해"

법원 "입사 한달도 안돼 술 거부 힘들었을 것"

입사한 지 한 달이 채 안 된 근로자가 회식 중 술을 마시고 바다로 다이빙을 했다가 크게 다친 경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오늘(5일) 창원지법 행정 단독 강세빈 부장판사는 자동차 정비원인 A(22)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7월 15일 근무를 마친 A씨는 한 해수욕장 안에 있는 주차장 자리에서 직원들과 저녁 회식을 하며 술을 마셨습니다.

당시 자리에 있던 직원들 대부분 한 명당 소주 1병에 가까운 양의 술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던 중 오후 10시쯤 일행들은 해수욕하기 위해 높은 지대에 있는 주차장에서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A씨는 해당 주차장에서 3ｍ 아래 바닷가로 다이빙했다가 바닷속 모랫바닥에 머리 등을 충돌해 크게 다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A씨는 척추 골절, 경추 탈구 등 진단받았습니다. 이에 그는 지난해 8월 요양 신청을 했으나 한 달 뒤 불승인 처분을 받았고 소송을 냈습니다.

강 판사는 "A씨가 당시 스스로 독자적이고 자발적으로 과음했다고 볼 만한 정황은 없다"며 "당시 A씨는 입사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술 게임 등으로 술을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씨가 회식 중 밤에 주변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위험하게 다이빙을 시도하게 된 것은 낯선 장소에서의 과음으로 정상적 판단 능력에 장해가 발생해 판단 착오를 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사업주가 주관하고 참여한 업무상 회식에서의 과음이 원인이 된 것으로 업무상 재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의 재해'는 업무상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의미합니다.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업무와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회식 중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모임 주최자와 목적, 내용, 강제성 여부, 비용 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 아래 있어야 합니다.

또 근로자가 모임의 경로를 이탈하지 않아야 하며, 음주가 사고의 원인일 경우 자발적으로 술을 마셨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