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대규모 감세 정책을 발표한 지 열흘 만에 소득세 최고세율 폐지를 결정했다.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내부 반발이 심해지고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자 백지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이 소득 15만 파운드(약 2억4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적용하는 최고 세율을 45%에서 40%로 낮추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450억 파운드(약 72조원) 수준의 세금을 인하하고 에너지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높은 물가를 잡고 경제를 살리자는 의도였지만 파운드화의 가치가 폭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용시장이 요동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장기 국채를 매입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집권 여당인 보수당의 지지율이 밀리면서 정권 위기로까지 번진 바 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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