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도네시아 축구장 팬 난동으로 174명 사망
입력 2022-10-02 19:30  | 수정 2022-10-02 20:02
【 앵커멘트 】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에서 팬 난동으로 174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경기장에 난입한 팬들을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이 한꺼번에 출입구로 몰리다 깔리는 사고로 이어진 건데요.
축구장 사고로는 역대 두 번째 많은 사망자입니다.
김동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수천 명의 관중이 경기장 안 선수를 향해 뛰어듭니다.

진압하는 경찰과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고, 이내 많은 사람이 다쳐 실려나갑니다.

사고가 난 건 어젯밤 10시. 홈팀 아레마가 2대3으로 패하자 흥분한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하면서 벌어졌습니다.


안방에서 23년 동안 지지 않았던 페르세바야에게 덜미를 잡힌 데 대해 선수들에게 따지려고 한 겁니다.

경찰이 진압봉을 휘두르며 막아섰지만 역부족이었고, 급기야 최루탄을 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놀란 군중이 좁은 출구로 일제히 몰리면서 넘어졌고, 수백 명이 깔려 압사하거나 질식사했습니다.

▶ 인터뷰 : 니코 아핀타 / 인도네시아 동자바 경찰서장
"경기장에서만 34명의 사망자가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기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29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희생자가 늘어 174명 사망, 100명 이상 부상으로 정정했습니다.

부상자 중 11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는 더 늘 수 있습니다.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일주일간 리그를 중단하기로 했고,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애도 성명을 발표하며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했습니다.

▶ 인터뷰 : 조코 위도도 / 인도네시아 대통령
"참사가 벌어진 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인도네시아 축구에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번 사고는 1964년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도쿄올림픽 예선전에서 판정에 항의하던 팬들이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다 328명이 사망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나온 축구장 사고로 기록됐습니다.

1989년에는 영국 프로축구에서 관중이 몰려 97명이 압사하고 700여 명이 다치는 등 축구장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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