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역대급 엔저에 日몰려간 개미들…펀드에 2천억 뭉칫돈
입력 2022-10-02 17:10  | 수정 2022-10-02 21:36
일본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해 들어 엔화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안전마진이 확보된 만큼 지금이 일본에 투자할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엔저가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과 향후 환율 변동에 기댄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도 몰린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 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에 최근 3개월 새 1925억원이 유입됐다. 현재 국내에 설정된 일본 펀드는 총 36개다.
이 중 대부분 자금을 끌어모은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니케이225' 상장지수펀드(ETF)다. 닛케이225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으로, 지난 7월에 상장한 뒤 한 달 만에 설정액 3000억원을 돌파했다. 유니클로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11.21%), 게임 회사 닌텐도(9.77%), 세계 3위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도쿄일렉트론(4.58%), 투자 회사 소프트뱅크(3.89%) 등을 높은 비중으로 편입한다.
최근에는 일본 개별 주식을 거래하는 개인투자자도 크게 늘어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 달 새 일본 주식 거래금액(매수금액+매도금액)은 2억3106만달러로, 직전월 거래금액인 1억8858만달러 대비 23%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에 글로벌 증시는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크게 흔들렸지만 일본 증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 갔다. 지난 3개월 새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74%, 코스피는 -10.37%의 변동률을 보였지만 닛케이225지수는 2.32%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일본 펀드 수익률 또한 하방 방어에 성공적인 모습이었다. 일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71%로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인 -6.11%를 크게 웃돌았다. 펀드 수익률이 비교적 선방한 것은 기록적인 엔저 현상의 영향이 크다.
달러당 엔화가치가 1998년 이후 역대 최저치인 144엔까지 떨어지면서 일본 증시를 떠받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무역수지 악화에 따른 경상수지 부진으로 엔화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일본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엔화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신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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