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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테라사태' 코인 개미 피눈물 흘리는데…거래소 수십억 수수료 챙겨
입력 2022-10-02 15:26  | 수정 2022-10-02 16:58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올해 가상자산 시세 하락으로 소위 '코인개미'들이 곤경한 상황에 처했지만 업비트 등 5대 가상 자산거래소 및 이들과 제휴한 은행들은 여전히 거래 수수료로 큰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 '루나-테라 사태'가 벌어졌을 때 거래소들은 루나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후 거래 종료가 이뤄졌던 보름 안팎의 기간 동안 당시 시세로 총100억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을 얻었다.
2일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원회, 광주 동남갑)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상자산 업계 1위 업비트(작년 기준 시장 점유율 78%)는 올해 5월 11일 루나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고, 거래종료는 같은 달 20일이다. 이 기간 239BTC(비트코인)을 수수료로 벌었다. 당시 시세로는 약 95억원 수준이고 지난 1일 종가 기준(2786만8000원)으론 66억원이다.
이 시기 업계 2위 빗썸(점유율 17%)은 유의종목 지정일(5월 11일)과 거래종료일(5월 27일까지) 사이에 19억5600만원을 수수료 수익으로 얻었다. 3위 코인원(점유율 4.5%)도 5월 11일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거래가 종료된 6월 1일까지 수수료 3억 7300만원을 벌었다. 빗썸과 코인원이 루나 사태 당시 얻은 수수료 수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위 코빗(점유율 0.4%)은 이 당시 1764만원을 수수료 수익으로 거뒀고, 5위 고팍스는 당시 수수료율이 0%라 관련 수익은 없었다.
◆ '루나 수수료' 수익 처분도 제각각

윤 의원은 코인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겪은 상황에서 각 거래소들은 이 수익금을 투자자 피해 복원 및 재발방지를 위해 사용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빗은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코인 투자 피해자에 대한 법률구조사업지원을 위한 기부금으로 전액 전달하기로 공단과 협약을 체결했다. 코인원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보안사고 예방 등 장기적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곳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반면 빗썸은 "루나 처분 내역은 없으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처분에 대해 검토를 고려중에 있다"고 답했다. 업비트도 "5월 31일 수수료 전부를 투자자 지원에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사용처와 사용방식은 별도의 자문위원회가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4차례의 회의를 개최했고, 자문위 의견을 모아 곧 최종 결론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 제휴은행들 수수료로 높은 이익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달 27일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 실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 대비 시가총액과 거래금액이 크게 축소됐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3조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55조2000억원 대비 58% 줄었다. 일평균거래금액도 지난해 하반기 11조3000원과 비교해 53% 하락한 5조3000억원이다. 금융위는 "우크라이나 사태, 금리상승, 유동성 감소 등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 및 루나 사태로 인한 가상자산 신뢰 하락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거래 위축으로 거래소와 제휴한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도 전년과 비교하면 줄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익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나왔다.
의원실에 따르면 업비트의 제휴은행인 케이뱅크는 출금 및 입금 수수료가 각각 건당 300원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업비트에서 총292억4500만원의 수수료를 받았는데, 올해 상반기에도 86억1800만원을 벌었다.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과 제휴하고 있다. 출금 수수료는 200원, 입금수수료는 300원·330원·350원으로 나뉜다.
농협은 지난해 빗썸에서 76억원을, 코인원에서 26억4800만원의 수익을 벌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빗썸에서 31억원, 코인원에서 6억원을 수수료 수입으로 챙겼다.
코빗과 제휴한 신한은행은 출금수수료 550원, 입금수수료 500원으로 타 은행 대비 수수료가 비쌌다. 신한은행의 수익금은 지난해 8억원, 올해 상반기 3억원이다
◆ 코인 평균 2년 못 채우고 상장폐지

2017년 이후 각 거래소에서 거래지원(상장) 및 거래지원 종료(폐지) 된 코인들을 분석한 결과 상장부터 폐지까지 코인별 평균 기간이 2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업비트에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상장 후 폐지된 코인은 총 187개였다. 이 중 업비트에서만 거래된 단독상장 코인은 117개로 62.75%를 차지했다. 평균 코인 존속 기간은 23개월이다.
빗썸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51개가 폐지됐고, 이 중 단독상장 코인은 37개(72.55%)다. 코인원은 같은 기간 총 상장됐다 폐지된 경우가 31개이고, 24개(77.42%)가 단독상장 코인이다.
고팍스도 이 기간 41개(단독상장 33개) 상장폐지 됐고, 코빗은 8개(단독상장 0개) 가 사라졌다
이 시기 코인 평균 상장 기간을 보면 빗썸은 19개월, 코빗과 고팍스는 16개월, 코인원 10개월이다.
[사진 제공 = 윤영덕 의원실 자료]
[사진 제공 = 윤영덕 의원실 자료]
◆ 금융당국 투자자 보호 신속 대응 필요

윤 의원은 "가상자산은 규모에 비해 투자자 보호 등 거래 안정화나 거래 활성화를 위한 법률이 미비하다"면서 "유일하게 적용받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법도 자금세탁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에 현재 14개 법안이 계류 중인데 법 제정까지 기간을 감안하면 일단 투자자보호 등 긴급한 사항에 대해서는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에서 발표한 자율규제안은 투자자보호에 충분치 않고 제2의 루나-테라 사태가 터지면 속수무책이 될 것"이라며 "금융위는 법 제정 전까지라도 투명하고 효율적인 공시시스템 구축, 상장된 백서 내용 검증 등 투자자보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가이드라인을 정확하게 내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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