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지금까지 총 9권의 책을 추천하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책 전도사'로 변신한 문 전 대통령이 소개한 책들은 주요 서점가 베스트셀러(불티상품) 목록에 진입하는 등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의 독서는 고도의 정치 행위이자 사회적 메시지로도 읽힌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고, 국민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1961년 미국 잡지사인 '라이프'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애독서 10권을 소개하며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이언 플레밍의 첩보소설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도 케네디 대통령이 베스트셀러로 만든 책 중 하나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재임시절인 지난 2010년 여름 휴가지에서 조너선 프랜즌의 장편 소설 '자유'를 소개했다. 퇴임한 이후에도 오바마 전 대통령은 소설가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의 '고요의 바다(Sea of Tranquility)', 미국 언론인 에즈라 클라인의 사회비평서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등을 SNS에 추천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여름휴가 때 읽을 책 5권을 공개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민간여성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켈리 제라디가 쓴 '우주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를 소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인류는 우주시대를 넘어 민간우주비행시대를 열고 있다"며 "이 책은 비(非)공학자 여성이 민간우주비행사로 탄생하는 흥미진진한 여정을 통해 우주시대와 민간우주비행시대를 쉽게 알려주는 좋은 책"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도 본격적인 우주시대를 시작했는데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요?"라고 덧붙였다.
이 책의 저자 제라디는 국제우주과학연구소(IIAS) 연구원으로, 현재 버진갤럭틱과 과학실험을 위한 준궤도 관광 탑승계약을 맺고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훈련 중이다. 그는 이 과정을 자신의 틱톡을 통해 공유하며 인플루언서로 이름을 알렸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퇴임 후 현재까지 '짱깨주의의 탄생', '한 컷 한국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지정학의 힘', '시민의 한국사', '하얼빈', '쇳밥일지', '지극히 사적인 네팔' 등의 책을 추천했다.
문 전 대통령이 소개한 책들은 판매량이 크게 늘거나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하는 등 관심을 받았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통령은 '출판계 인플루언서'라는 별명도 얻었다. 문 전 대통령이 광복절을 앞두고 추천한 김훈의 소설 '하얼빈'은 온라인 서점 예스24의 9월 첫째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4주 연속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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