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비하 표제어 25.6%는 성격·습성
주요 포털 국어사전에서 차별·비하 의도가 담긴 표현 546개에는 이용자 주의 표시와 안내 문구를 적용합니다.
오늘(30일) 오전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포털 국어사전 내 차별·비하 표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KISO의 권고를 받아 오늘 해당 정책을 시행했다고 전했습니다.
네이버·카카오는 오늘 오전 10시부터 국어사전 서비스 표제어 뜻풀이 하단에 '차별 또는 비하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용에 주의 필요합니다'는 내용의 문구를 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8월 네이버와 한국인터넷자율기구(KISO)가 함께 국어학자, 법률가, 교육전문가 등 외부 전문가로 ‘KISO 어학사전 자문위원회를 구성한 지 약 1년 만의 성과입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는 ‘KISO 어학사전 자문위원회를 통해 양성평등, 동물 비하, 장애 비하, 인종 및 출신 차별 등 차별·비하 표현에 대한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국어학 연구팀 도움을 받아 해당 기준을 바탕으로 약 10000여 개의 대상 단어를 수집해 차별·비하 표현 여부의 판단을 진행했습니다.
이 중 사람에게 쓰이는 표준어 단어 690여 개를 검토 대상으로 추린 뒤 말뭉치와 빅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소셜미디어(SNS), 블로그, 뉴스에 나타난 연관어까지 살펴봤다고 전했습니다.
KISO 자문위원회 개별 표제어 검토 과정 / 사진=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차별·비하 표제어의 25.6%는 성격·습성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성격을 나타내는 요소가 부정적이면 대부분 차별·비하의 의미를 지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다만 '꼼꼼쟁이', '새침데기', '공붓벌레' 등의 표제어는 예외로 판단했습니다.
2위는 '딴따라', '장사꾼' 등 능력·직업 관련 표제어(22.4%)가 차지했습니다.
사회적 취약계층을 이르는 표제어(10.9%), 외모·차림새를 보여주는 표제어(9.1%), 인종·출신지 관련 표제어(6.5%)가 각각 3·4·5위를 이었습니다.
어학사전 자문위 원장은 맡은 황창근 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단순히 차별·비하 표현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명확한 근거와 전문가적 시각을 더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토대로 차별과 혐오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의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들의 인식을 환기하는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네이버 국어사전 이용자 주의 문구 예시 / 사진=네이버 사전 화면 캡처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