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 다양한 병원체에 의해 폐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호흡을 위해 존재하는 폐는 기도를 통해 공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기도를 통해 병원체가 침입해 보통 염증이 시작된다. 최근 일교차가 큰 환절기가 시작되면서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폐렴 진단을 받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흔히 폐렴은 기침, 가래,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감기나 독감, 코로나19 등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 건강 상태나 폐렴 침범 부위 등에 따라 호흡곤란, 흉통, 근육통, 두통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노인층은 면역 및 폐 기능 저하로 외부 병원체로부터 쉽게 감염되지만 20~30%에서는 무증상으로 진행되어 치료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된 후 폐렴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감기 증상과 함께 고열, 호흡곤란, 화농성 가래, 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호흡기내과 전문의에게 폐렴 여부를 진단받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7일 통계청은 '2021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는 총 31만 7680명이었으며 가장 많은 사망 원인은 전체의 26.0%를 차지한 암(악성신생물)이었다. 이어 심장 질환(9.9%), 폐렴(7.2%), 뇌혈관 질환(7.1%), 고의적 자해(자살)(4.2%) 등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10대부터 30대까지는 자살이 가장 많은 사망원인이었으며 40대 이후부터는 암이었다. 작년 통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에 있어 악성 신생물(암),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폐렴, 자살 등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특히 폐렴은 2011년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이 17.2%로 사망원인 6위에서 2021년 44.43%로 2.5배 이상 증가하며 사망원인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불과 10년 사이에 순위가 크게 상승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은 의료기관에서 문진과 함께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진단한다. 폐렴으로 진단되면 원인균을 찾기 위한 객담검사, 염증 확인을 위한 혈액검사를 진행하며 필요에 따라 CT 촬영, 기관지 내시경을 할 수 있다.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균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폐렴구균 이외에도 90여종에 달하기 때문에 폐렴을 치료하려면 원인균을 확인해서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균에 따라 항생제 등 약물치료에 들어가며 충분한 휴식과 함께 수분 및 영양공급을 해야 한다.
건강한 성인은 대부분 항생제 치료를 통해 완치되지만 고혈압,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나 면역력이 떨어진 영유아, 65세이상 노인은 폐렴이나 합병증으로 생명까지 잃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동병원 호흡기내과 이규민 과장은 "큰 일교차로 아침저녁 쌀쌀한 기온을 보이기 시작하는 환절기부터 차가운 겨울까지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질환이 있다면 폐렴"이라며 "폐렴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어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폐농양 등으로 치료 기간이 길어지거나 심한 경우 늑막염, 중증호흡곤란증후군 등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아 폐렴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지금부터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모든 질병 예방의 기본은 손 씻기이다. 손을 잘 씻는 것만으로도 개인 건강을 챙길 수 있으므로 습관화를 해야 한다. 폐렴은 독감과 마찬가지로 호흡기를 통해 전염이 되므로 노약자 및 영유아, 만성질환자 등 폐렴 고위험군의 환자들은 가급적 사람이 많은 곳에 외출을 삼가하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으로 개인위생에 신경써야한다. 흡연자라면 금연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 및 영양 관리를 하며 신체활동을 통해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고른 영양 섭취와 손쉬운 운동 등으로 면역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겨울이 시작되기 전 독감 예방 접종을 챙겨보는 것이 필요하다. 독감 바이러스로 인해 바이러스성 폐렴이나 2차 감염으로 세균성 폐렴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이라면 반드시 맞아야 한다. 또한 폐렴 원인의 여러 균들 중 하나인 폐렴구균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진 만성질환자나 노인층은 폐렴 위험률을 줄이기 위해서 맞아둬야 한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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