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혔던 영국인 해병대원 "개보다 못한 취급 받았다"
입력 2022-09-26 09:11  | 수정 2022-09-26 09:15
애슬린(맨 왼쪽)과 함께 사형 선고를 받았던 포로들. / 사진=연합뉴스
바퀴벌레 들끓는 매트 위서 잠들고 빵과 물로 3주 버텨
귀 자르겠단 협박도…"살아서 나올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군에 붙잡혔던 영국 시민이 첫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2018년 우크라이나 여성과 사랑에 빠져 우크라이나에서 새로운 삶을 살던 영국인 해병대원 에이든 애슬린은 25일(현지시간) 더 선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에 포로로 있던 5개월간 끔찍했던 러시아군의 만행을 폭로했습니다.

그는 2인용 방에 감금돼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바퀴벌레가 들끓는 매트 위에서 잠을 자며 화장실이 없어 빈 병을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빵과 물 만으로 3주를 버텼고, 오직 선전을 하거나 전화 받을 때만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다른 포로들과 함께 매일 아침 러시아 국가를 부르도록 강요받았습니다.

잦은 구타와 목숨을 위협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단지 영국 시민이라는 이유로 얼굴을 주먹으로 맞거나, 우크라이나 삼지창 문신을 들키고는 구타와 귀를 자르겠다는 협박도 있었습니다. 그는 한 러시아인이 "빨리 죽고 싶은지, 아니면 아름다운 죽음을 원하는지"도 물었다고 떠올렸습니다.


지난 2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선으로 이뤄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포로 교환에서는 영국인 5명, 미국인 2명, 모로코인·스웨덴인·크로아티아인 각 1명 등 우크라이나 편에서 싸우다 붙잡힌 외국인 의용대원 10명이 풀려났습니다. 애슬린도 이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가족들과 재회한 뒤 "살아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러시아 침공 이후 해병대원으로 참전한 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최대 격전지, 마리우폴에서 항전하다 러시아군에 붙잡혔습니다. 이후 그는 친러 성향의 도네츠크공화국(DPR)에서 용병 활동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고 항소했지만, DPR 당국이 '형이 확정되면 비공개 총살형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긴장감이 고조됐습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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