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가인권위, HIV 감염인 수술 거부한 병원에 '차별 행위'
입력 2022-09-26 08:07  | 수정 2022-09-26 08:16
사진=연합뉴스
골절 수술로 찾은 정형외과서 수술 기구 준비 안 됐다며 거절당해
인권위 "질병청 표준주의 지침 준수하면 수술위해 별도 시설 필요 없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병원이 환자의 수술을 거부하면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오늘(26일) 인권위는 HIV 감염인인 A 씨의 수술을 거부한 서울 관악구 B 병원에 대해 "특정인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대우하는 평등권 침해 차별행위를 했다"며 재발 방지를 권고했습니다. HIV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입니다.

A 씨는 작년에 다친 오른손등 골절 수술을 받기 위해 B 병원 정형외과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HIV 약의 복용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리자 병원 측은 '기구가 준비돼 있지 않다. 수술 여건이 안 된다'며 수술을 거부했고 결국 A 씨는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해당 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HIV 감염인 수술을 하고 나면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불가능해 소독을 위해 수술실을 일정 시간 폐쇄해야 하는데 하루 6개 수술실에서 20개가 넘는 수술이 진행되고 있어 수술실 폐쇄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HIV나 투석 환자처럼 흔하지 않은 만성질환의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통상적으로 환자가 다니던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을 권유하기 때문에 A 씨에게 전원을 권유했을 뿐 차별적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권위는 "질병관리청의 HIV 감염인 진료 지침에 따르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는 표준주의 지침을 준수할 경우 혈액 매개 병원체를 보유한 환자의 수술을 위해 별도의 장비나 시설이 필요하지 않다"며 수술 거부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B 병원 이사장에게 소속 의료인과 직원을 대상으로 한 HIV 감염인 진료 관련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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