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윳값 협상,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가 1L 3,000원 넘길 수도
입력 2022-09-25 17:58  | 수정 2022-09-25 18:06
서울시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구매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가격 결정 시한은 다음 달 10월 15일

올해 원유(原乳·우유 원료) 가격을 정하기 위한 낙농가와 유업체들의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양측은 다음 달 15일까지 협상을 마치기로 합의했습니다. 최근 낙농가의 생산비가 급등한 만큼 원유가격이 오른다는 점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입니다.

현재 흰 우유 소비자 가격이 L당 2,700원대 중반에 형성돼 있는데 현행 가격 산출체계로 보면 L당 최대 50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며 소비자가격은 3000원이 넘을 전망입니다.

오늘 정부와 유업계에 따르면 20일 올해 원유가격을 정하기 위한 낙농진흥회 내 소위원회가 첫 회의를 했습니다.


통상 낙농가와 유업계는 6월부터 원유 가격 협상에 돌입해 8월부터는 새 가격을 적용하는데 올해는 가격 결정 체계를 기존 '생산비 연동제'에서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바꾸는 낙농제도 개편안을 두고 양측이 대치해 이달 중순까지 협상을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초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등 낙농제도 개편을 추진했던 정부가 생산자 단체의 반발에 부딪히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낙농진흥회 이사회에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별도의 소위원회를 두는 것이 핵심인 수정안을 마련했습니다.

낙농가가 제도 개편에 강하게 반대했지만 정부의 설득으로 인해 협조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했습니다. 이에 16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개편안이 통과됐고 20일에 원유가격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유업체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생산비가 L당 52원이 오른 만큼 원유 가격을 인상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인상 폭은 양측이 어떤 산출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기존 생산비 연동제 규칙대로라면 원유 가격은 L당 47∼58원 오를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경우 우유 소비자 가격이 최대 500원 이상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16일 낙농제도 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해 낙농진흥회 이사회가 개최되었다. / 사진=연합뉴스

유업계와 낙농가가 16일 의결한 합의안에는 생산비 연동제를 즉각 폐지하고, 올해 원유가격 협상을 위한 새 규칙을 마련해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양측이 합의한 가격 결정 시한(10월 15일)을 고려하면 한 달 안에 새 규정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낙농가들은 올해도 생산비 연동제를 따르자고 주장하지만 유업체들은 조금이라도 인상 폭을 낮출 수 있는 새 규정이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한 관계자는 "지금도 원유 가격이 높아서 흰 우유 사업의 수익이 거의 나지 않고 있다"며 "기존 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는 건 피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낙농가는 다음 달 15일 자로 새 가격을 정하더라도 올해 8월 1일 이후 원유 공급분에 대해 인상된 가격을 적용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유업계가 이를 수용하면 구매 비용이 증가하게 돼 소비자 가격 인상 압박도 커지게 됩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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