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나 주말 등에 단체로 뛰는 러닝 크루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끄는 가운데 달리기의 출발점이 백화점이나 호텔이 되고 있다. 자기관리와 사회생활에 적극적인 이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 위해 기업이 앞다퉈 각종 지원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달 29일 동탄점에서 러닝 크루 행사를 연다. 이를 위해 동탄 지역 커뮤니티인 동탄러닝크루(DTRC), 스포츠 브랜드 푸마와 손을 잡았다. 이들은 동탄 지역에서 6km를 뛰면서 푸마 티셔츠와 스포츠 캡, 마스크 등을 지원 받는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에서도 러닝 크루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단체로 달리기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스트레칭 등 관련 원데이 클래스도 열린다.
현대백화점도 자사 유튜브 채널에 여의도 더현대서울 주변 러닝 코스를 소개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 월드는 야간 러닝 클래스인 '나이트 러닝'에 나섰다. 인스타그램에서 신청을 받아 롯데호텔 월드 지하 1층에서 오후 7시 30분에 모인 뒤 잠실 한강공원 야경을 따라 최대 7km를 1시간 30분 동안 달리는 코스를 운영한다.
나이트 러닝 멤버는 20명의 입문자로 구성해 무선 헤드폰으로 리더의 1대 1 코칭 메시지를 전달 받는다. 동일한 음악을 들으면서 뛰기 때문에 비슷한 감성을 공유할 수 있다. 이달 30일까지 격주로 열리는 해당 클래스엔 300명 넘게 몰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롯데호텔 월드는 이들에게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객실과 생수 2병 등 편의를 제공한다. 객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짐을 보관할 수 있으며, 러닝을 마친 후엔 호텔에서 샤워를 하면서 하루를 마칠 수 있다. 빈 객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호텔로서는 이들을 잠재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를 중심으로 패션업계 역시 러닝 크루 커뮤니티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 의류나 운동화를 지원하거나 스트레칭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닝 크루와의 협업은 단순히 특정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하는 한정적 마케팅이 아니라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작업"이라며 "러닝 크루의 건강한 이미지를 활용하기 위한 기업들의 러브콜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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