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국 규탄 시위에도…이란 대통령, 여기자 머리스카프 거절에 인터뷰 일방 취소
입력 2022-09-23 15:58  | 수정 2022-09-23 15:59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이란 밖에서 인터뷰한 역대 이란 대통령들, 히잡 요구한 적 없어"
자국 내에서도 희잡 미착용 여성 끌려가 의문사하자 항의 시위 잇따라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미국 방송 여기자와 예정됐던 인터뷰를 일방적으로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CNN 앵커이자 국제전문기자인 크리스티안 아만푸어는 전날 유엔 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라이시 대통령과 인터뷰를 갖기로 돼 있었습니다. 아만푸어는 이란에서 자란 이란계미국인입니다.

당시 아만푸어가 인터뷰장에 도착하자 이란 측 인사는 라이시 대통령이 머리 스카프를 착용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을 전했는데 아만푸어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이후 라이시 대통령은 끝내 인터뷰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인터뷰는 일방적으로 취소됐습니다.


아만푸어는 "이란에서는 보도 활동 시 현지 법률에 따라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지만 이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 외국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며 "1995년 이후 이란의 역대 대통령을 모두 인터뷰했지만 그 누구도 이란 밖에서 인터뷰할 때는 어떤 역대 대통령도 히잡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란 율법에 따르면 이란 내에서 모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머리를 가리고 꽉 끼지 않는 헐렁한 옷을 입어야 합니다.

경찰과 대치 중인 항의 시위대 /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란에서는 지난 13일(현지시간)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미착용했다는 이유로 구금돼 이후 사흘 만에 혼수상태에 빠진 채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경찰의 구타 의혹이 사인으로 거론되면서 이란 민심은 폭발했고 17일부터 테헤란과 제2도시 마슈하드를 시작으로 정부를 향한 규탄 시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머리에 두른 히잡을 벗어 불태우거나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기도 했습니다.

쿠르디스탄에서 시작된 이 시위는 현재 테헤란과 시라즈, 케르만샤, 하마단, 타브리즈 등을 포함한 주요 20개 도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