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태국 머물고 싶다"…'軍쿠데타' 비판하며 울던 미인대회 우승자 송환 위기
입력 2022-09-23 15:40  | 수정 2022-09-27 14:46

지난해 국제미인대회에 출전해 미얀마의 군사 쿠데타를 비판한 후 태국에 머물러 왔던 미스 미얀마가 송환 위기에 처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미스 미얀마 출신 모델 한 레이가 해외 방문 후 태국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해 공항에서 발이 묶여 있다고 보도했다.
한 레이는 지난해 3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2020 연설에서 미얀마 군부에 의해 탄압받고 있는 자국민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미얀마 양곤대 심리학과에 재학중인 그는 대회에서 "세계의 모든 국민은 조국의 번영과 평화를 바란다"며 "지도자들은 자신의 권력과 이기심을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외치기 위해 거리에 나설 때 나는 이 무대에서 제 시간을 이용해 똑같이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설 중 중간중간 눈물을 참으며 말을 잇지 못하는 그는 힘들게 "목숨을 잃은 모든 시민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며 "다음 세대를 위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클 잭슨의 '힐더월드'(Heal the World)를 수화와 함께 부르며 연설을 마쳤다.
이후 한 레이는 안전을 우려해 미얀마로 돌아가지 않고 약 1년 동안 태국에서 머물러 왔다. 그러다 지난 21일 베트남 방문 후 다시 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그 이유에 대해 태국 이민국은 "한 레이가 입국에 필요한 비자를 소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구금 상태는 아니며 공항에 있는 것으로만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얀마 군부가 한 레이의 여권을 무효화해 입국이 거부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레이 측은 "그는 다른 곳으로 가길 원치 않는다"며 "태국에 머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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