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장관 "도공, 개혁에 저항하려는 움직임 의심된다"
전 정권 때 임명된 김현준 LH 사장 이어 공기업 사장 두 번째 사퇴
전 정권 때 임명된 김현준 LH 사장 이어 공기업 사장 두 번째 사퇴
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로공사 감찰 지시를 내린 지 이틀 만입니다.
오늘(23일)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에 따르면 김 사장은 국토부에 사퇴 의사를 전했습니다. 2020년 4월 문재인 정부 시절 도공 역사상 첫 여성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이로써 임기 6개월을 남기고 물러나게 됐습니다.
김 사장은 '일신상 사유'로 사임한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외부 요인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국토부는 추석 전 원 장관이 지시해서 만든 휴게소 서비스개선 TF에서 휴게소 음식값 인하 방안을 논의하고 도공에 추석 기간 중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을 10% 인하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도공 측은 휴게소 음식값 인하 권한은 해당 휴게소를 운영하는 업체(경쟁입찰 선정)에 있고 음식값 인하 시 수수료 감소 등으로 도공의 수익저하 등이 예상된다며 이를 거절했습니다.
국토부가 도공에 제안한 방안이 언론에 비판적으로 보도되면서 원 장관은 지난 21일 원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확정되기도 전에 언론에 보도돼 자체 조사한 결과 도공이 이 사안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개혁에 저항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의심된다"는 글을 올리고 강도 높은 감찰을 지시했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로부터 이틀 뒤인 오늘 김 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원 장관이 도공 감찰에 나서는 게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도공이 원 장관 주장대로 ‘언론플레이로 감찰 대상에 해당할지, 개혁에 저항하려는 의도로 한 것인지 등을 놓고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이번 김 사장의 사퇴 표명은 윤석열 정부 들어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됐던 공기업 사장이 중도 퇴진을 밝힌 두 번째 사례입니다.
지난 8월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김현준 LH 사장이 "새 정부의 토지주택 정책을 함께 할 새로운 적임자를 찾는 것이 맞다"며 국토부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