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피플] 장경태 "김건희 특검 여론 커질 것...이준석 몸집만 커졌다"
입력 2022-09-24 09:00  | 수정 2022-12-22 13:05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사진=MBN

흙수저, 청년, 평당원 출신 ‘미스터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8·28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초선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장경태 의원(서울 동대문구을)을 수식하는 말들입니다. 민주당 의원 중 최연소로, 과거 다른 ‘청년 정치인들이 대개 전략 공천으로 국회에 입성했던 것과 달리 일반 후보 공모 절차를 거쳐 지도부에 올랐습니다.

장 의원은 청년 정치인 육성 시스템이 미비한 국내 정치 현실 속에서 평당원으로 시작해 민주당의 청년조직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정치인으로 성장했습니다. 대학 시절 가세가 기울어 원양어선을 타며 돈을 벌었다는 일화 역시 유명합니다.

최근에는 여당과 정부를 상대로 날카로운 비판을 아끼지 않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오전 10시 의원회관에서 장 최고위원을 만나 주요 현안과 앞으로 의정활동 계획을 물었습니다.


친명 아닌 원팀‧개혁 지도부…민생‧개혁 같이 가는 것”

23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장경태 의원. / 사진 = 더불어민주당

Q. 전당대회 끝난 지 한 달 정도가 지났습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간이지만 많은 일이 있었는데, 지난 한 달 어떠셨나요?

장경태 의원(이하 장 의원) : 전대 끝나자마자 심야까지, 일요일 저녁부터 밤까지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워낙 일을 좋아하시는 분이어서인지, 일이 아주 많습니다. 명절 인사까지 겹친데다 문재인 전 대통령 평산마을 방문과 광주 김대중 컨벤션 센터, 봉화마을 방문 일정 등을 순식간에 소화하며 보냈죠. 일정은 조금 빡빡했지만 열심히 일하는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목요일에 집에서 나왔는데 집에 가니까 일요일이더라고요. 아직 결혼을 안 해 가정이 없어 다행입니다. (웃음)

Q. ‘친명 지도부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 의원 : 저는 친명 지도부가 아니라 원팀 지도부, 개혁 지도부라고 생각해요. 개혁 성향 최고위원이 이렇게 많이 포진한 것은 역대 최초인 것 같아요. 민주당의 개혁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당원들의 기대가 그만큼 큰 것 아니겠나 싶습니다. 현 정부 여당을 상대로 잘 싸워줬으면 하는 대안세력으로서 반사이익 측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시는 국민이 많다고 보고 개인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에 거는 기대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Q. 반면,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이 좋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장 의원 : 플러스마이너스 3% 오차 범위 내 변동은 하락 국면이라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8월 초중순 전당대회 레이스하면서 있었던 컨벤션 효과의 조정 국면이라고 봅니다. 민생현안에 대해서 지도부가 고민을 많이 하고 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모두 발언 후 비공개하던 질의응답을 모두 공개하기도 했죠. 지지율 확장성 측면에서도 민생과 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같이 가는 문제로 보고 있어요. 민주당 180석 주시면서 하신 기대에 입법으로 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 더 강력하게 민주당이 변하고 대한민국이 변할 수 있다는 기대를 실천으로 보여주면 더 많은 국민이 좋게 평가해 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민생 포기 정부…영빈관 예산 미스터리”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한덕수 국무총리 / 사진=대통령실 사진기자단

Q. 현재까지 윤석열 정부의 전체적인 국정 운영에 대해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민포대라는 표현을 써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장 의원 : ‘민포대는 민생과 민심과 민주주의를 다 포기한 대통령이라는 뜻이 담겼습니다. 지금까지 국정을 보면 인사참사와 경제파탄, 국정파괴 대통령이었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4명의 장관이 낙마했고 4명의 장관이 인사청문회 통과 없이 임명된 건 인사 참사에 인사 검증 실패 아닌가요? 검증 책임을 누군가 져야 합니다. 경제도 예상된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죠. 대미, 대중, 대북 관계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낸시 펠로시 미 의회 의장이 한국에 왔을 때도 왜 안 만났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그 때 만났다면 ‘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이 더 수월하지 않았겠어요? 가계 대출 문제도 마찬가지죠. 가계대출 1500조 시대에서 3000조 시대를 만들 대통령입니다. 야당과 대화도 해야 하는데, 정무1비서관에 (야당과 관계가 껄끄러운) 전희경 전 의원을 임명했죠. 대화의 의지가 있으면 참 좋겠어요.

Q. 요즘 쌀값 폭락에 농촌 민심이 말이 아닙니다. 민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최근에 추진 중인데 어떤 내용인가요?

장 의원 : 물가가 오르니 기획재정부가 쌀값, 약하고 힘없는 농민부터 잡고 있습니다. 대단히 비겁한 정부라고 생각해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통해 농민들의 최소한의 수매권을 보장하고 최저가 입찰방식을 개선하려고 합니다. 민생 현안이라고 보고 있고, 여당에서 이를 강행추진이라 비판한다면 그 비판 달게 받겠습니다. 국민의힘의 비판을 받을지언정 농민과 국민에게 환영받는 정당이 돼야죠.

Q.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지명하면서 책임총리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실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장 의원 : 책임총리라기에는 처음부터 존재감이 너무 없어보이게 시작하셨죠. 국무총리 역임하신 분이 로펌 갔다가 다시 국무총리는 한다는 것 자체가 좀 없어 보이잖아요. 영빈관 예산도 모르고 기사로 보는 총리는 무능, 무책임, 무기력 한 것 아닌가요?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께서는 물에 잠긴 아파트를 보면서 성공적으로 퇴근하고 총리만 찾고 있습니다. 좋을 때는 대통령 덕, 어려울 때 총리 탓, 이런 느낌인데 과연 무기력한 총리가 무슨 책임을 어떻게 질수 있겠어요? 영빈관 예산도 총리가 모르면 기재부는 누구 지시를 받았을까요? 너무 미스터리한 미스터리 예산이예요.

김건희 특검법, 오히려 여론이 추동할 수도”

'김건희 특검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장경태 의원. / 사진=MBN

Q. 최근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반대의견을 낸 데 대해 역사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로 비판하셨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특검법은 어려운 것 아닌가요?

장 의원 : 저는 오히려 국민 여론이 특검법 발의와 통과를 추동할 수 있다고 봅니다. 민주당이 정치적 부담을 느껴서 좌고우면하다보면 국민의 요구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조용히 계실 분이 아니라,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요. '역사적 책임'을 얘기한 건, 여러 역사적 책임이 부여되면 자당, 타당할 게 없어지고 역사 앞에 당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서 한 말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할 때도 탄핵소추위원장은 자당에서 박 전 대통령을 배출했던 권성동 의원이었습니다. 양심적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고 기대하는 조정훈 의원께서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실 거라고 얘기한 거죠. 검찰이 이재명 당대표에게도 추석 전에 출석을 요구했던 것처럼 김 여사에게도 꼭 소환장 발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또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죠?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장 의원 : 제가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시절 국정조사 때 대장동, 백현동에 대해 많이 들여다 봤습니다. 그런데, 캘수록 국토부 공문만 더 나와요. 기억나는 것만 말하자면 '백현동 이전 부지에 대해 성남시가 적극 협조하라', '여러 도시계획 변경해 적극 지원하라'라는 내용이 담겼죠.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는 저는 더 이상 나올 게 없다고 봅니다. 검찰이 털 만큼 털었고. 선거법위반부터 해서 병원 입원 문제라든지 2018년 행정법원서 3심 판결까지 나온 것들이 대부분이죠.

많은 법조인이 말하길 ‘검찰의 예봉이 꺾였다고 합니다. 검찰이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봤지만 한계가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이번 검찰 수사에 솔직히 실망했습니다. '그렇게까지 털었는데 이렇게밖에 못 밝혔다고? 이걸로 걸고 넘어졌다고?' 수사 강도 등에 비해서는 정말 턱없이 약한 결과죠. 현재 상황에서는 사법리스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Q.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요구한 영수회담 제안은 여전히 유효한 거죠?

장 의원 : 그렇습니다. 대통령실에서 '해외순방 다녀와서 하자'고 했고, 이 대표도 형식과 격식 따지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굳이 1:1 아니어도 거부할 이유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경제와 민생, 외교가 의제가 될 것이고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상황을 헤쳐가기 위해서는 사실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고 다 법으로 제정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국회와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민의힘 내홍,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책임 안 지나”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 / 사진 = 매일경제

Q. 상대당인 국민의힘 내홍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장 의원 : 세련되게 정치를 했으면 좋겠어요. 가령, 가처분 인용됐으면 그 정치적 책임을 권성동 대행이 져야 하나요? 오히려 이번 사태를 촉발한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왜 정치적 책임을 안 지고 있는 거죠? 당대표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는 건, 당 대표에 대한 징계를 회부한 건데. 사실관계 명확히 확인됐는지도 모르지만 2013년도 금품수수, 2014년도 금품수수, 공소권 없음으로 정리됐잖아요. 2015, 2016년도 설 명절 선물 이것도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났고요. 그 전에 윤리위가 정치적 판단을 했다면, 법원에서 가처분 인용됐으면 이에 대한 정치적 책임도 있는 것 아닌가요? 저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윤리위 회부 자체가 무리였다고 봐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아무런 책임도 안지고 있잖아요.

Q. 이준석 전 대표와는 언론 패널로도 함께 출연하시고 나이대도 비슷해 친분이 있는 걸로 압니다. 이 전 대표의 정치적 미래를 예상해본다면?

장 의원 : 지금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에서 이 전 대표의 체급을 더 키워주고 있잖아요.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체급을 키워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봐요. 지금 윤석열 정권을 뒷받침하는 핵심은 윤핵관이고 그 대척점은 유승민도 홍준표도 아닌 이 전 대표가 돼 있어요. 지금도 지지율이 이 정도로 하락해 있는데, 윤 정권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기 시작하면 결국 그 반사이익은 이 전 대표가 다 가져갈 것으로 봅니다. 이 전 대표는 아마 끝까지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자리를 지켜갈 겁니다. 이 전 대표가 가진 특유의 '아메리칸 스타일'에다가 좋게 말하면 집요함, 다르게 얘기하면 좀 '덕후' 기질이 있어서 그럴 거예요.

꿈까지 가난하지 않게…정무연수생 제도 있어야”

장경태 의원이 청년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사진=MBN

Q. 장 의원을 말할 때는 ‘청년 정치인이라는 수식어가 꼭 따라 붙습니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체감하는 문제가 있다면?

장 의원 : 대한민국 전체 정당이 문제죠. 인재육성 프로세스가 없어요. 정치권은 각자도생, 적자생존이고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서바이벌 게임인데, 그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돈도 어느 정도 필요한데, 제가 국회의원 후보 등록 때 재산신고 1천만 원 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낸 1호 법안이 정치자금법 개정안이었습니다. 제가 국회의원 후보였으니까 후원받아서 출마할 수 있었지 지방선거였다면 저는 출마도 못했을 거예요. 돈 없는 사람도 정치할 수 있게, 가난한 사람 꿈까지 가난하지 않게 해줄 수 있게 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인데 정치가 가장 그 길로 가기 힘든 구조라는 게 문제입니다. 제가 민주당에 들어온 지 거의 17년째인데 15년간 거의 반백수로 살았는데, 저 같은 청년 정치인, 개인의 인생을 지나치게 희생해야 하는 정년 정치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안으로, 정무 연수생제도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법조인을 기르기 위한 사법연수제도도 있고 외교관을 기르기 위한 연수생제도도 있잖아요. 정무연수생제도를 도입해 정치 꿈나무라면 과거 사법 연수생제도처럼 1년 정도 공부하고 또 1년은 3개월 씩 국회 사무처 시보나 정당을 거치도록 해서 정치 엘리트를 키워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정치도 전문 분야입니다. 그런데 정치나 경제, 사회 분야에서 전부 성공한 사람만 오다 보니, 예를 들어 대통령실에 정치를 전문 영역으로 생각하지 않는 검찰 출신 분들이 경제를 하고 외교를 하시니 여러 사고가 나는 것 아니겠어요? 검사가 외교도 경제도 다 잘 할 수는 없잖아요.

Q. 특히 청년들 사이에 젠더 갈등 문제가 심각합니다.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장 의원 : 사실 문재인 정부가 이대남을 배제하거나 이대녀에 특혜를 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다만 20대 자체가 어렵고 힘들어서 세대 내 갈등이 더 악화된 측면이 있죠. 저는 20대 문제 해결은 국가가 발 벗고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정부 질의 때도 청년일자리 국가책임제나 청년주거 및 보육 국가책임제를 시행해야 된다고 했죠. 누리과정 보육예산이 4.1조 정도인데 청년일자리 국가책임제 시행해도 1.2조 정도면 됩니다. 작은 예산은 아니지만 6개월에서 1년 정도 청년들이 첫 사회생활과 소득창출 등을 할 수 있는 경험을 줄 수 있도록 하면 스타트업도 좋고 정부기관에서도 일손 돕고 인적 네트워크도 쌓을 수 있어요.

보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를 낳고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은 본 적 있어도 직장 그만두는 남성을 본 적은 없어요. 여성에게만 출산 문제를 강요해선 안 됩니다. 국가가 완벽하게 책임져야죠. 유급휴직을 보장하고 출산휴가를 보장하면 해결될까요? 이건 옛날 말입니다. 휴직하면 직장 내 커리어 관리가 완전히 무너지게 되고, 휴직 후 복귀하게 되면 눈치 보고 승진도 늦어지게 됩니다. 이런데 누가 육아휴직하겠어요? 그러니 휴직을 안 하고도 아이를 키울 수 있게 국가가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빠 장경태…아이들이 칭찬받는 정치인”


Q.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장 의원 : 저는 '가난하지만 꿈까지 가난하고 싶지 않다', '평범한 청년의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런 희망의 정치인이 되고 싶어요. 아직 미혼이지만, 나중에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아빠는 장경태입니다라고 했을 때, 칭찬받을 수 있는 아빠였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에서 정치를 하는 순간 국민의 거의 절반은 저를 지지하지 않게 됩니다. 보수 유권자들로부터 "민주당은 싫은데 장경태 너 땜에 뽑는다"라는 말을 듣곤 했는데, 그런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아빠가 장경태라고 했을 때 칭찬받을 수 있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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