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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美 주식시장…간편식·콜라 '필수소비재株' 담아라 [월가월부]
입력 2022-09-22 17:24  | 수정 2022-09-23 00:02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강력 긴축을 시사하면서 필수소비재와 같은 '도피처 주식'들이 뉴욕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다.
22일 S&P글로벌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S&P500 업종별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이 중 가장 낮은 하락폭을 기록한 건 0.34% 조정받은 S&P500 필수소비재 지수였다. 특히 이날 S&P500 기업 중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10개 종목 중 6개가 필수소비재 기업이었다.
최근 필수소비재 기업들이 주목받는 건 연준의 긴축 강도가 높아지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다. 소비자는 구매 여력이 떨어져도 식료품, 생활용품 등을 계속 구입하기 때문에 필수소비재는 경기 불안 속에서도 이익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도피처로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필수소비재와 같이 이익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비용이 적고 현금 흐름이 좋은 곳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골드만삭스는 긴축이 강해지고 기업 이익 전망이 떨어지는 상황에선 투하자본이익률(ROIC)이 높은 곳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하자본이익률은 기업이 실제 영업활동을 위해 사용한 자본으로 이익을 얼마나 키웠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보고서를 작성한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긴축 강도가 거세지며 주식 밸류에이션(기업 가치평가)과 기업 이익에 적신호가 들어왔기 때문에 이익률이 가장 중요한 주제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도미노피자와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기술주 중에선 알파벳 등을 톱픽으로 꼽았다.

안석훈 키움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지금과 같이 불안한 시장에선 현금 흐름이 좋아 배당 여력이 많은 기업을 도피처로 삼아야 한다"며 "이에 해당하는 곳 대부분이 필수소비재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카콜라, 제너럴밀스, 월마트 등이 좋은 종목으로 보인다"며 "마찬가지로 배당 여력이 있고 에너지 가격 하락 수혜를 볼 수 있는 유틸리티(전력·수도 등 기반시설) 기업 중에선 넥스트에라에너지나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가 눈에 띈다"고 덧붙였다.
필수소비재 업종 내에서도 저렴한 대체재가 없는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구매 여력이 떨어져 같은 제품이면 더 저렴한 PB(자체 브랜드) 상품 등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체재가 적은 캠벨수프는 올해 약 10.95%, 제너럴밀스는 18.53% 상승했다. 이와 반대로 PB 상품 대체재가 많은 킴벌리클라크와 클로록스는 올해 각각 15.24%, 18.84% 하락했다.
미국 투자은행(IB)인 RBC캐피털마켓의 닉 모디 연구원은 "필수소비재 기업에 투자할 때 저렴한 대안이 없고 저소득층에 대한 의존도가 적은 곳에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며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가격·마케팅 정책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라면 더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카콜라, 코티, 큐리그닥터페퍼, 콘스텔레이션브랜드 등이 대표적"이라며 "저소득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곳으로는 알트리아그룹이 있고, 킴벌리클라크나 클로록스는 PB 상품으로 대체가 쉽다는 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단 필수소비재는 결국 일종의 피난처이고, 주식 전반에 걸친 우려는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미국 증권사 스트라테가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S&P500 중 16% 미만에 불과했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았던 곳도 20%에 못 미쳤다. 지난 19일 2년물은 3.95%, 10년물은 3.49% 금리를 기록했지만 21일 기준 각각 4.02%, 3.51%까지 금리가 올라 비율은 더 낮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 금리에도 배당수익률이 못 미치고 있는 건 주식에 대한 매력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팬데믹 때 제로금리에 힘입어 대부분 자금이 주식에 몰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케이티 닉슨 노던트러스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 때는 주식 외에 수익을 기대할 만한 자산이 없었기 때문에 자본이 몰려들었다"며 "이와 반대로 최근 대부분 투자자들은 굳이 주식 투자를 해서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모건스탠리는 최근 뉴욕 증시가 항복(capitulation) 직전까지 왔다는 기술적 분석을 내놨다. 분석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미국 최종 기준금리가 5% 이상,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에 대해선 대부분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헤지펀드들이 평가한 뉴욕 증시 밸류에이션을 통해 주가지수를 계산하면 S&P500지수가 36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게 모건스탠리 분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길버트 웡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항복이 나올 때 매도세가 강하게 올 수 있기 때문에 현금을 들고 있거나 현금 흐름이 좋은 방어주를 들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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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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