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 대통령, 美 의회 지칭 비속어 논란…대통령실 "사적 발언"
입력 2022-09-22 14:49  | 수정 2022-09-22 16:28
윤석열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민주, 외교라인 쇄신 촉구
“졸속·무능·굴욕 외교…책임 물어야”
국힘 “입장 없다…의도 가지고 물어보나”
대통령실 “외교성과 연결 부적절”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를 폄훼하는 발언을 하는 모습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돼 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막말 외교”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발언은 21일(현지 시각)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언급됐습니다.

현장 영상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일정에 동행한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성한 안보실장 쪽을 바라보며 폄훼 발언을 했고, 해당 장면은 방송사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野, ‘외교 무능 프레임 강조…외교라인 경질”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섞인 발언을 ‘외교 참사로 규정했습니다. 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불발에서 거론된 ‘외교 무능 프레임을 강화하고, 국정 전반에 준비가 안 됐다는 점을 강조해 인적 개편 등으로 전선을 넓히는 모습입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빈손 외교, 비굴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로 대한민국 국격까지 크게 실추됐다”며 미국 의회를 폄훼하는 발언("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이 영상에 담겨 대형 외교 사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YTN 인터뷰 에서는 차제에 이런 졸속, 무능, 굴욕, 거기에다 이런 막말까지 이르기까지, 국제적인 대한민국 품격을 떨어뜨리는 외교 책임을 물어 외교 라인에 대해 경질을 하고 대통령이 다시 외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각국 정상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시장바닥 용어를 말했다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1차장을 즉각 경질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도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한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 나를 이 XX 저 XX라고 지칭했다고 말한 점을 지적하며 이번 뉴욕에서의 발언을 보니 사실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습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도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에게만 쓴 육두문자가 아니었군요”라며 외교 리스크가 너무 크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IRA법과 관련해 국내 전기차 산업 보호를 위해 최대한의 성과를 기대한 국민에게 윤 대통령이 남긴 것은 욕설 사고 핵폭탄”이라며 대통령실 관계자가 어떤 맥락에서 발언이 나왔는지 정중하게 해명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사안마다 입장 내야 하나”…묵묵부답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외교적 결례 논란과 관련해 섣불리 반응하지 않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습니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비속어와 관련한 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입장이 없다. 그쪽(민주당) 입장을 듣지 여당이 왜 사안마다 입장을 다 내야하나”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정도 하자. 너무 많이 물어보면 우리가 (기자들이) 의도를 가지고 묻는 걸로 오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통령실 공적말씀 아냐…외교참사 언급 유감”

밝은 표정의 한미정상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도 ‘초유의 외교 막말 참사라는 비판에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 뉴욕 현지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외교 참사라는 비판이 상당한데 대통령실 입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무대 위에서 공적으로 말씀하신 것도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 말씀”이었다며 사적 발언에 대해 외교적 성과로 연관시키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그런 일로 외교 참사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익 관점에서 주요 아젠다와 관련해 어떤 진전이 있는지, 진전이 없는 것 같다면 보충 설명을 요한다든지 이런 식의 의견을 모아가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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