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변기물 못 내려 구토"…의정부교도소, '열흘 이상' 단수에 인권침해 논란
입력 2022-09-22 10:45  | 수정 2022-09-22 10:48
의정부 교도소 / 사진=연합뉴스
수용자 아내, 남편과 면회 후 국민신문고·인권위에 민원 접수
"추석 전부터 물이 안 나와 식판도 못 씻고 변기물도 못 내린다고 한다"
법무부 "물 공급 일시적으로 어려웠으나 수용자 위생 악화된 적은 없어"
"누수 점검 위해 안내방송 후 일시적으로 단수…공급 개선안 지속 검토 중"

경기 의정부시 고산동에 위치한 의정부교도소에서 열흘 넘게 물 공급이 제한됨에 따라 변기 물을 내리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돼 수용자들의 인권이 침해됐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법무부 측은 "혹서기 수용자들의 물 사용량이 폭증해 일시적으로 물 공급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수용자들의 위생 상태가 악화한 적은 없다"고 반박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2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열흘 간 의정부교도소 수용시설 일부 동에서 특정 시간대에 물 공급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매체와 인터뷰에 응한 시민 A씨에 따르면, 추석 전부터 물이 나오지 않는 바람에 수용자들은 식판도 씻지 못하고 변기 물도 내리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남편이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이라고 밝히며 "남편이 지내는 동에서는 주로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물이 안 나와 저녁 시간대에 물을 전혀 사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눈병이 나도 씻을 물이 나오지 않고, 한두 명씩 밤새 구토를 하는 사람도 생겼다더라"고 폭로했습니다.


그는 또 "비록 죄를 지어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해도 가혹한 행위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가장 기초적인 생리적 욕구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배설물이 쌓인 짐승 우리에 가둬 놓은 것 같은 처사는 인간의 최소한의 권리조차 무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A씨는 남편과의 면회를 마치고 나서 국민신문고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도 민원을 접수했는데, 교도소 측에서 돌아온 답변은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무성의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A씨에 따르면 의정부교도소 측은 교도소 내 1∼7동과 8∼10동의 수도관이 나뉘어 있는데, 1∼7동에서 물을 엄청나게 써서 낮 시간대 단수를 한 적이 있지만 저녁 시간대 단수는 없었다며, 물탱크에 물이 없어서 저녁시간에 단수가 됐던 것 같다는 설명을 내놨다고 합니다. A씨는 "이제 날씨가 선선해져 물 사용량이 줄어들면 (단수 문제가) 괜찮아질 거라는데 너무 무책임한 답변"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접수되는 등 반발이 커지자 법무부 대변인실에서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법무부 대변인실은 "의정부교도소의 급수방식은 고가수조(높은 위치에 설치된 수조)에 의한 자연 유하 방식으로 각 수용동 옥상에 설치된 물탱크가 채워져야 물이 공급되는 구조"라며 "단수는 물의 양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실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변인실은 "최근 공공요금 증가에 따라 급수 낭비 요인을 찾기 위해 이달 1일 오후 10시부터 오전 3시까지 누수 점검을 위한 일시 단수를 시행하면서 수용자들에게 안내방송을 시행했었다. 현재 물 공급 개선을 위해 물 저장탱크 확대와 펌프 설치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 중임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현재 의정부교도소의 단수 문제는 비교적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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