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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병역 이슈, 특례 아닌 입대로 사실상 결론[MK이슈]
입력 2022-09-22 08:58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이슈가 아닌 대체복무가 아닌 현역 복무로 사실상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정치권 일각에서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를 요구하며 이어진 뜨거워진 여론도 차츰 가라앉을 전망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제4차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문제와 관련해 "대체복무 제도 확대는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BTS 병역 문제 이게 지금 여론조사를 통해서 결정하는 분위기다. 군대에 가고 안 가고를 여론조사로 결정할 수 있냐"고 질의하자 이 장관은 "그렇지 않다. 국방부 입장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BTS 병역 문제 관련해서는 '병역 의무 이행의 공정성 측면에서 대체복무 제도를 확대하는 것은 어렵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국방부·병무청, 정치권 입김에도 "병역특례 확대 불가" 결론

그동안 국방부와 병무청은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문제를 두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박형준 부산시장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홍보대사로 위촉된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를 대통령에 건의한 후 '여론을 들어보겠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이 장관은 "BTS (병역) 문제는 여러 의원의 의견을 종합하고 여러 가지 차원에서 국가이익을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겠지만 최대한 빨리 결정하도록 하겠다"면서 '여론조사'를 언급했다.
그러나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곧바로 "국방부는 ‘BTS 병역문제와 관련해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BTS 병역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여러 조사기관에서 방탄소년단 병역특례 관련 여론조사가 진행됐으나 압도적 찬성이 나오지 않은 채 팽팽한 의견이 오고갔다. 그리고 이날 국방부가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대체복무 제도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방탄소년단 병역 문제는 '특례불가'로 사실상 결론 내려지는 분위기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뜨거운 감자 'BTS 특례법', 결국 폐기될 듯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의는 3~4년 전부터 일부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나왔다. 그러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 ‘빌보드 200, ‘핫 100 등을 석권하는 등 세계 음악 시장에서 활약하며 국위선양을 이어갔고, 이들의 활동이 가져오는 조 단위의 막대한 경제 효과가 화제를 모으며 본격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대중예술인의 경우 마땅한 기준 자체가 없어 그동안 병역특례 대상이 되지 않았는데 방탄소년단의 사례를 중심으로 병역 특례 대상자 기준에 대중예술인이 포함되지 않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국방위원회에는 예술·체육요원 편입대상에 BTS 등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병역법 개정안 3건(윤상현, 성일종, 안민석의원 대표발의)이 계류돼 있다. 여기에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도 병역법 개정안을 발표했는데, 이번 개정안은 문화훈장·문화포장·체육훈장·체육포장 등을 받은 대중문화 예술인을 예술·체육 요원에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2018년 한류와 우리말 확산 공로로 화관문화훈장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 김 의원이 발의한 병역법 개정안 예술·체육 요원 추가 기준을 충족한다. 하지만 대체복무 확대 불가라는 국방부의 기조가 명확한 만큼, 이 역시 현실화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임진모 "현시대 키워드는 공정·평등…특례는 형평 어긋나"

방탄소년단 병역특례 이슈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온라인 상에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국방부가 여론을 '참고'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뒤 각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가 우후죽순처럼 쏟아졌고, 찬반이 팽팽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온라인 상엔 방탄소년단 병역특례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더 높아졌다. 피로도의 증가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대두됐다.
이런 가운데 음악평론가 임진모가 지난 20일 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방탄소년단 병역특례에 반대한다는 소신을 내놔 화제가 됐다. 임진모는 "방탄소년단이 거둔 실적은 어머어마하고 분명히 포상을 해줘야 하나 (그것이) 병역특례, 면제로 연결되어선 안된다"면서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입대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형평성 뿐 아니라 활동하는 본인들에게도 결국은 좋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봤다.
임진모는 또 순수예술 분야와 대중예술 분야의 차이점을 들면서 "아무리 해외에서 공헌을 했다고 해도 다시 병역 특례, 면제가 부여되는건 형평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시대의 키워드는 공평, 평등, 공정이다. 방탄소년단은 엄청난 돈을 벌었고 이미 모든 것을 다 이룬 팀"이라고 설명했다.
방송 후 다수 누리꾼들은 "임진모의 생각이 일반적인 견해"라며 공감을 표했다. 누리꾼들은 "병역특례까지 받기에 방탄소년단은 이미 많은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다" "완전체가 아니어도 방탄은 방탄" "타 보이그룹처럼 순차 입대하고 나머지 멤버들이 활동하면 된다" "분단국가인 이 나라의 공정과 상식은 모든 남자는 군입대하는 것" "이 문제를 두고 이렇게까지 논의하는 것 자체가 소모적"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국가대표' 행보는 입대 후에도 계속

방탄소년단은 맏형 진을 시작으로 RM,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까지 멤버 전원이 대한민국 국적자로 현역 입영 대상자다. 진은 1992년 12월생으로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12월 입대해야 했으나 지난해 6월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에 대한 병역법 개정으로 올해 말까지 입영연기를 신청했고, 내년부터는 현역 징집 대상이 된다.
하지만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시기에 입대한 뒤에도 경우에 따라 이들의 완전체 모습을 볼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BTS가) 군에 오되, 연습 시간을 주고 해외서도 공연할 수 있게 해줄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 장관은 병역특례 확대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며 "공정성과 형평성, 병역자원 감소 등 원칙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결할 방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BTS가) 군에 오되 연습 기회를 주고, 해외 공연이 있으면 함께 공연할 수 있도록 해 줄 방법이 있을 걸로 판단하고 있다"며 "군에 복무하는 자체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그들의 인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데뷔 10년을 맞은 방탄소년단이 지난 6월 앤솔러지 앨범 '옛 투 컴'을 발표하면서 개인의 성장에 집중하기 위해 단체 음악활동을 잠시 쉬어가겠다고 밝혔다. 당시 이 중대발표의 배경에 '국방의 의무'라는 외부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도 상당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월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돼 홍보대사 활동을 예고했으며 그 일환으로 오는 10월 15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옛 투 컴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또 방탄소년단은 콘서트에 앞서 오는 10월 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K스포돔)에서 열리는 '2022 더팩트뮤직어워즈'에 참석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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