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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자들 잡은 김윤식의 체인지업, 확실히 발전했다 [정민태의 Pitching]
입력 2022-09-22 06:02 
LG 김윤식의 21일 광주 KIA전 체인지업은 전보다 확실히 발전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LG 트윈스가 KIA 타이거즈에 11-2로 승리한 21일 광주 경기를 지켜봤다.
LG 선발 투수 김윤식에 대해선 매번 체인지업이 아쉽다고 이야기한 적이 많다. KIA전에선 과거에 비해 최대한 구속을 떨어뜨렸고 각도도 조금 더 커지면서 타자들과의 타이밍 싸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좌완 투수에게 있어 체인지업은 기본적으로 완벽히 갖춰야 한다고 종종 이야기했다. 그래야만 타자들을 상대할 때 훨씬 유리한 편인데 김윤식이 KIA전에서 보여준 체인지업은 확실히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정말 큰 변화다.
또 김윤식의 약점은 제구력이었는데 KIA전에선 유리한 볼 카운트 승부를 꾸준히 가져갔던 것도 잘 통했다. 그러지 못할 때는 볼넷이 나왔는데 그건 더 발전하면 되는 부분이다. 확실히 공격적인 투구를 했을 때 김윤식의 강점이 나온다. 투구수도 6이닝 동안 82개에 불과했다.
김윤식이 LG의 5선발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게 되면 올해를 넘어 앞으로 10년 이상 팀을 이끌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어린 선수고 좋은 투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처럼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굉장히 보기 좋다.
김윤식의 호투와 함께 LG 역시 공격과 수비, 주루 등 모든 플레이에서 강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호수비 역시 경기 분위기를 확실히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반대로 KIA 이야기를 해보자. 선발 투수였던 토마스 파노니는 최근 경기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에 대단히 타이트한 게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LG전은 파노니가 못 던졌다기보다는 3루수(김도영)의 실책 하나로 무너진 것이다.
물론 파노니 역시 단조로운 투구가 아쉬웠다. 커터와 슬로우 커브가 좋은 선수인데 대신 체인지업이 부족한 선수다. 힘이 있을 때는 직구나 커터가 LG 타자들을 상대로 힘 있게 들어갔지만 점점 이닝을 소화하면서 투구가 단순해졌고 이로 인해 홈런을 맞기도 했다. 커브가 좋은데도 커터만 고집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지환에게 홈런을 맞았을 때도 커브를 섞었다면 다른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9연패에 빠진 KIA가 다시 일어서려면 고참 선수들이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사진=천정환 기자
결과적으로 KIA는 2일 동안 수비로 인해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타격은 기복이 있어도 수비는 그래선 안 된다. 수비 실수 하나가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어쩌면 KIA의 최근 연패가 길어지고 있는 것도 이런 수비 실수나 어수선한 분위기 등 여러 영향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결국 얼마나 빨리 정상 경기력을 되찾느냐가 관건이다. 이럴 때는 조금 더 실수를 하더라도 차라리 과감한 승부를 하는 게 잘 통할 수도 있다. 또 더그아웃 분위기도 살아나야 한다. LG와 KIA의 더그아웃 분위기부터 이미 큰 차이가 있었다. 긴 연패 중이더라도 고참 선수들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러디섭이 필요한 시기다.
KIA가 예전의 저력을 되찾기를 바란다. 물론 쉽지 않을 수 있다. NC 다이노스에 쫓기는 입장인 만큼 힘겨울 것이다. 결국 고참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다독이면서 팀을 끌고 나가야 한다.
(한화 이글스 전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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