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에…단지내 평형별로 '청약 양극화'
입력 2022-09-21 17:12  | 수정 2022-09-21 19:40
분양시장이 가라앉으면서 한 단지 내에서도 면적에 따라 청약 결과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 전경. [매경DB]
청약시장에 '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같은 단지 내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브랜드 단지임에도 중소형·대형에는 수요자가 몰리지 않는 반면 실수요자에게 인기가 많은 면적은 안정적인 경쟁률을 보이면서 청약시장에서 '옥석 고르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0일 1순위 청약 1일 차 일정을 진행한 '인덕원 자이 SK뷰(VIEW)'는 522가구 모집에 595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이틀간 일정 가운데 첫날 결과이기는 하지만 인근 시세에 가장 민감한 수요자들이 신청한 만큼 시장 상황에 대한 바로미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첫날 미달은 중소형·대형 평형에 집중됐다. 전용면적 39㎡의 경우 10가구 모집에 청약통장이 4건 신청되는 데 그쳤다. 전용면적 49㎡A와 49㎡B는 각각 144가구, 31가구 모집에 33건, 11건만 신청됐다.
실수요자들이 눈여겨보는 전용면적 59㎡에서도 미달이 나왔다. 전용면적 59㎡B는 43가구 모집에 40가구가 신청했다. 가장 넓은 전용면적 112㎡ 역시 62가구 모집에 48건 신청에 그쳤다.
반면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전용면적 74·99㎡는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A·B·C 세 가지 유형으로 구성된 전용면적 74㎡는 91가구 모집에 257건의 신청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2.82대1을 기록했다. 90가구를 모집한 전용면적 99㎡(A·B 유형으로 구성)는 137건 신청이 몰려 경쟁률이 1대1을 넘겼다.

인덕원 자이 SK뷰뿐만 아니라 최근 분양한 단지들에서도 대형 선호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충북 청주에서 분양된 '오송역 서한이다음 노블리스'는 67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838건의 신청이 몰려 평균 경쟁률 8.6대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모두 대형으로 구성됐다.
'청주 SK뷰 자이' 역시 평균 20대1 경쟁률로 마감됐는데 대형으로 분류되는 전용면적 101㎡는 52.5대1로 단지 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업계에서는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가격 경쟁력과 환금성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무주택자들 입장에서 단지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크게 느껴지지 않은 셈이다.
'아실'에 따르면 인덕원 자이 SK뷰가 공급되는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에서 규모가 가장 큰 단지인 인덕원센트럴자이의 경우 전용면적 59㎡가 지난 7월 7억8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인덕원 자이 SK뷰 전용면적 59㎡ 분양가는 7억2400만~7억7800만원으로 책정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분양가가 높게 형성되는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도 주변 시세와 비슷한 가격에 분양되는 탓에 대형은 가격이 비싸지고, 소형은 체감상 가격 경쟁력이 크게 느껴지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거래절벽' 상황에서 훗날 아파트를 팔 경우를 감안해 거래가 용이한 면적을 선호하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장 이사는 "나중에 팔기 좋은 아파트는 결국 사람이 많이 찾는 평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든 점도 악영향을 끼쳤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인덕원 자이 SK뷰뿐만 아니라 최근 청약시장에서 고전하는 단지는 모두 몇 개월 전만 해도 분양가가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신규 단지에 낼 분양가로 다른 지역, 특히 서울 강남 언저리라도 갈 수 있다고 판단하는 수요자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