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갑맞은 '프랑스 스파이더맨', 맨손으로 파리 48층 건물 벽 타고 올라
입력 2022-09-18 17:55  | 수정 2022-09-18 18:07
'프랑스 스파이더맨' 자유 등반가 알랭 로베르. /사진=연합뉴스
기후 변화 대응의 필요성 상기시키고자
맨손에 등산화 한 켤레·분말 가루만 사용
경찰에 여러 차례 체포되기도

'프랑스 스파이더맨'이라는 별명을 가진 고층 건물 등반가가 파리의 48층 건물 외벽을 타고 오르는 데 성공했습니다.

어제(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자유 등반가인 알랭 로베르는 스파이더맨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옷을 입고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상업지구에 위치한 높이 187m의 투르 토탈 빌딩 정상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난달 60세 생일을 맞은 그는 "사람들에게 60세 나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 나이에도 스포츠를 활발하게 즐길 수 있고, 엄청난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나는 몇 년 전 프랑스에서 정년을 상징하는 나이인 60세가 되면 이 빌딩을 다시 오를 결심을 했다"면서 "꽤 괜찮은 생각이었다"고 자신을 평가했습니다.

그는 빌딩을 오르기 전 언론 인터뷰에서 세계인들에게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경각시키기 위해 등반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서도 기후 변화 대응의 필요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빌딩에 오르기도 했다는 그는 이 건물을 이전에도 여러 번 오른 적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스파이더맨' 자유 등반가 알랭 로베르. /사진=연합뉴스

그는 1975년 고향인 프랑스 남부 발랑스 인근의 절벽을 타면서 클라이밍을 시작했고, 2년 뒤 단독 등반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최고의 등반가로 우뚝 섰습니다.

이후 그는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에서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금문교, 세계 최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지 150여 개 초고층 건물들을 정복했습니다.

그는 빌딩을 등반할 때 오직 맨손에 등산화 한 켤레, 땀을 방지하기 위한 분말 가루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런 무단 등반으로 경찰에 여러 차례 체포된 바 있습니다.

그는 2018년 10월 안전 장비 없이 런던의 202미터 세일즈포스 빌딩을 등반한 후 체포됐습니다.

또한 2019년 9월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고층 건물을 등반하다가도 독일 경찰에 의해 구금됐습니다. 당시 57세였던 로베르는 153미터 높이의 고층 빌딩을 불과 20분만에 올랐습니다.

'프랑스 스파이더맨' 자유 등반가 알랭 로베르. /사진=연합뉴스

로베르는 고도의 집중력이 자신의 등반 비결이라고 털어놨습니다. 로베르는 지난 4월 한 인터뷰에서 "클라이밍은 죽느냐 사느냐의 게임이라 원리는 간단하다"며 "두려움에 떠느냐, 아니면 살기 위해 집중하느냐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등반하기 전에는 두렵다"고 인정했지만, 그러나 손가락이 첫 번째 홀드에 닿자마자 두려움이 날아가 버린다며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 새로운 세계로 들어간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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