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의자 전모 씨(31)가 16일 구속됐습니다.
김세용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증거인멸 및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전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20대 동료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전 모씨가 1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전모 씨는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는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 유족에게 할 말은 없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영장심사 이후 법정을 나와서는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질문을 받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범행 동기가 무엇인가. 피해자에게 죄송하단 말 말고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에는 "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의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전모 씨는 지난 14일 밤 9시쯤 자신이 스토킹해왔던 피해자 A씨를 기다리다 뒤쫓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전모 씨는 역사 화장실을 순찰 중인 A씨의 뒤를 쫓아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고, A씨는 화장실에 있는 비상벨을 눌러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역사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 시민 1명이 전모 씨를 제압했으며 전모 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시간이 지난 뒤 숨졌습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회의실 앞 복도에서 신당역 역무원 피살사건 피해자 추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전모 씨는 A씨를 스토킹하고 불법촬영한 혐의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전 모 씨와 A씨는 서울교통공사에 함께 재직하는 동료였는데, 전 씨는 A씨를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돼 직위 해제된 상태였습니다.
전모 씨가 A씨에게 만남을 강요하는 등 스토킹을 하자 A씨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2차례에 걸쳐 전모 씨를 고소했습니다. 전모 씨는 올해 2월과 7월 각각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두 사건을 병합한 재판 선고기일이 범행을 저지른 바로 다음 날인 15일이었습니다.
경찰은 선고 전날 범행을 저지른 점, A씨를 미리 기다린 점,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 등을 근거로 전모 씨가 오랜 시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앞서 지난해 10월 A씨의 첫 고소 당시 경찰은 전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나 도주 우려가 없다"고 영장 청구를 기각한 바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