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관문이란 상징적 의미를 갖는 인천국제공항의 면세점이 내년이면 주인이 바뀐다. 인천공항 면세사업구역의 약 90%에서 사업자를 새로 선정하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에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9개와 제2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6개 등 총 15개의 인천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 공고가 나올 전망이다.
제1터미널은 지난해 계약이 끝난 이후 새 사업자를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며, 제2터미널은 내년 1월에 계약이 완료된다. 새 사업자가 선정되면 매장 재단장을 마친 뒤 오픈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입찰 공고 및 진행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는 게 면세업계의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면세구역에서 출국객이 세금환금 안내 배너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가장 촉각이 쏠리는 부분은 임대료 산정 방식이다. 해외여행 활성화에 면세업계가 부흥기를 누렸을 당시엔 고정임대료가 일반적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장기화로 면세업계가 2년 넘게 어려움을 겪은 지금은 실적과 상관없이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고정임대료 방식이 면세업체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앞서 제1터미널의 면세사업권이 3번이나 유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면서 일부 공실까지 생겼다.
이에 인천공항공사측은 임대료 산정 방식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업황 회복 상황에 따라 영업요율을 조정하는 조건부 영업요율 가산 방식도 제기된다. 여객 수나 매출, 영업이익 등 가산 기준에 따라 임대료를 다르게 받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보릿고개를 겪어본 면세업체로서는 기존 고정임대료 방식에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언제 어떤 식으로 리스크(위험요소)가 또 발생할지 알 수 없는 만큼 면세 실적과 연계하는 방식의 임대료 산정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따이공을 비롯해 다수의 면세고객이 시내 면세점을 이용하거나 인터넷면세점을 통해 추가로 할인을 받아 면세품을 구입한다"며 "인천공항 면세점이란 상징성이 있긴 하지만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무리해 면세업체들이 공항면세점에 들어가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반면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인천공항으로서는 임대료 감면 방식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코로나19 발발 전인 지난 2019년 24조85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인천공항공사는 이듬해인 2020년 15조502억원으로 매출이 급감한 데 이어 지난해엔 17조8334억원을 기록했다.앞서 관세청은 전일 면세업체 대표들과 만나 여러 면세지원 방안을 논의했으며,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건도 논의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면세산업 활성화 대책을 통해 입국장 인도장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휴대품 면세한도를 기존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늘리는 등 고사상태에 놓였던 면세업계 지원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술 면세 한도 역시 2병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과 관련해 각 면세점이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찰 공고 내용에 따라 면세업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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