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대비 5.3원 오른 1399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1400원을 위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다면 2009년 3월 31일(1422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1399원에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50분 현재 1396원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전날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경계감이 작용하는 모습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이 1400원 턱밑까지 올라오자 외환당국은 공식적으로 구두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최근 대외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내 쏠림 가능성 등에 대해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한쪽으로 과다한 쏠림이 있거나 불안심리가 확산하면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시장안정 조치 등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연이어 정책금리를 큰 폭 인상하면서 지난 6월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6월과 7월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 정책금리를 2.25~2.50% 수준까지 올렸다.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 연준이 고물가에 대응해 또다시 큰 폭의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미 연준의 강한 통화긴축 행보와 더불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여파 등으로 원유, 가스 등 에너지와 국제 원자재 가격 불안이 이어지면서 환율 급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서 달러화 강세는 상당기간 지속할 전망이다.
국세금융센터는 "미 달러화는 추후 연준의 통화긴축이 완화되더라도 경기침체 환경에서도 강세를 지속할 수 있는 안전통화로서의 지위를 갖추고 있다"며 "큰 폭의 약세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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