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박물관, 한국사 연표서 고구려·발해 삭제
한국 항의에 사과 없이 철거 통보
"사과·시정 약속 없는 철거는 역사 왜곡 인정 않는 것"
한국 항의에 사과 없이 철거 통보
"사과·시정 약속 없는 철거는 역사 왜곡 인정 않는 것"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일 고대 유물 전시회의 한국사 연표에서 '동북공정' 논란을 빚어온 고구려와 발해를 제외하며 거센 비판이 일자 한국 측에 전시 조기 철거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현 상황을 피하려는 꼼수"라며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최근 베이징 소재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공동을 지난 7월부터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전시회의 한국 전시에서 불미스러운 점이 발견됐습니다. 한국 고대사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제외시킨 겁니다. 당초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측이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 연도가 포함돼 있는 한국 고대사 연표를 제공했음에도 중국 측에서 임의로 이를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중국 측에 시정을 요청하며 만약 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시품의 조기 철수를 강행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자 15일 중국 국가박물관 측은 전시회에서 한국사 연표 자체를 철거하겠다고 했습니다. 사과하고 고치는 대신 아예 떼어버리기로 한 것입니다.
서 교수는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이 같은 중국 측의 대응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일반적으로 전시에 사용하는 자료는 제공 기관의 자료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인데, 이번 중국 측의 처사는 그야말로 '무례함의 극치'"라고 일갈했습니다.
서 교수는 중국 국가박물관 측이 한국사 연표를 철거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하지만 우리가 좋아할 수만은 없다. 사과와 시정을 약속하지 않고 철거만 한다는 것은 역사 왜곡을 인정하지 않고 그저 현 상황을 면피하고자 한다는 꼼수이기 때문"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어이없는 왜곡 문장이 있었는데, 바이두 측에 항의 메일을 보내 강하게 대응했더니 한국 내 언론에서도 큰 이슈가 됐고, 그 후 문장 자체를 없앤 적이 있다"는 사례를 들었습니다.
그는 "하지만 그 이슈가 좀 사그라들 때쯤 바이두는 "김치가 삼국시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왜곡문장을 스리슬쩍 다시금 넣었다"며 "왜곡도 모자라 김치에 대한 정보를 누구도 수정할 수 없도록 '잠금장치'까지 걸어놨던 사건이 있었다"며 중국 측의 면피용 대응과 반복되는 역사 왜곡 문제를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서 교수는 "다음 세대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중국의 역사왜곡 및 문화왜곡에 대한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더 이상 왜곡을 못하도록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세워 더욱더 당당하게 맞서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