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이은해, 조력자들 재판서 눈물 "검찰 수사 강압적이었다"

이은해, 조력자들 도움 의혹에 "중학교 동창 C 씨가 거짓 증언했다"
조 씨 "범인 도피 교사 혐의 인정하느냐"는 검사 질문에 "네"

'계곡 살인' 사건의 피고인 이은해(31) 씨가 도피 조력자들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조사가 강압적이었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씨는 어제(15일) 인천지법 형사15단독 박영기 판사 심리로 열린 A(32)씨 등 도피조력자 2명의 5차 공판에서 공범 조현수(30) 씨와 함께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검사는 "A씨는 이 씨와 조 씨로부터 교사를 받아 도피를 도왔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씨는 "A 씨 등에게 '도피를 도와달라'고 교사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검찰은 또 "이 씨가 'A 씨로부터 불법 사이트를 소개받아 돈을 벌었고, B 씨로부터 은신처 두곳을 제공받았다'고 진술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범인도피를 교사한 사실을 직접 인정하지 않았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 씨는 검찰 조사 때 조사가 너무 강압적이어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지난달 8일 열린 조력자들의 4차 공판 당시 이 씨의 중학교 동창 C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 씨와 조 씨가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거나 불법적인 일로 현금을 챙겨 은신처를 마련하고 호화생활을 누렸다"고 증언한 데 대해서 이 씨는 거짓 증언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C 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후 제게 편지로 '미안하다, 이해해달라'고 했다"며 갑자기 울기 시작했습니다.

박 판사는 이 씨에 해당 내용이 담긴 서신을 재판부에 제출할 수 있는지 물었고, 이 씨는 구치소에서 직접 갖고 나오는 건 안되고 재판부에 등기로 보내는 건 된다고 들었다며 제출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씨가 법정에서 검찰 수사에 불만을 제기하며 눈물을 보인 것은 자신의 8차 공판 이후 두 번째입니다.

한편 이 씨에 앞서 조 씨도 이날 증인으로 나왔는데, 검찰이 'A 씨가 올해 1월부터 4월 16일까지 이씨와 조씨에게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와 마진거래 사이트를 관리·홍보하는 일을 맡겨 수익금 1천900만원을 생활비 등 도피자금으로 쓰게 했다'는 주장에 대해 대부분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조 씨는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앞서 이 씨와 내연남 조 씨는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윤 모(사망 당시 39세) 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 12월 잠적한 지 4개월 만에 경기도의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됐습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