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예고 없이 신당역 살인 사건 현장을 직접 찾았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5일 오후 7시쯤 저녁 업무를 마친 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살인 사건 현장을 비공식 방문했습니다.
사전 예고 없이 방문한 한 장관은 역 관계자에게 사건 경위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한 장관은 숨진 피해자를 국가가 지키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책임감을 느껴 현장에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의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앞서 전날(14일) 밤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 A씨는 30대 남성 B씨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습니다.
B씨는 역사 화장실을 순찰 중인 A씨의 뒤를 쫓아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A씨는 화장실에 있는 비상벨을 눌러 도움을 요청했고, 역사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 시민 1명이 B씨를 제압했습니다.
B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A씨는 응급 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시간 가량 지난 뒤 숨졌습니다.
B씨의 범행은 보복 범죄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와 B씨는 서울교통공사에 함께 입사한 동기였는데, B씨는 A씨를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돼 직위해제된 상태였습니다. B씨가 A씨에게 만남을 강요하는 등 스토킹을 하자 A씨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2차례에 걸쳐 B씨를 고소했습니다.
B씨는 올해 2월과 7월 각각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검찰은 B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습니다. 두 사건을 병합한 재판 선고기일은 오늘이었습니다.
경찰은 선고 전날 범행을 저지른 점, A씨를 미리 기다린 점,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 등을 근거로 B씨가 오랜 시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5일 오후 전 서울교통공사 직원 전모씨가 20대 동료 여성 역무원을 뒤쫓아가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쓰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날 경찰은 살인 혐의로 B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으며 서울중앙지법은 내일(16일) 오후 3시에 영장실질심사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에도 B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지만 한 차례 기각된 바 있습니다. 당시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나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