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여행 외엔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막아온 일본 정부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비자를 면제하고 개별 자유여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올 가을께 외국인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및 자유여행을 허용할 계획이다.
기하라 세이지 일본 관방 부장관은 지난 11일 일본 후지TV에 출연해 외국인 입국 상한선 폐지와 자유여행 허용 및 비자 면제 등에 이야기를 나누다 "한번에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하라 부장관이 시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가을', '단풍' 등의 단어를 쓴 점에 비추어 빠르면 올 가을부터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일본의 가을과 겨울은 매력이 크다"며 "크게 멀지 않은 시기에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조처로 지난 2020년 3월부터 관광을 목적으로 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해왔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태국 등 68개국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 규제 역시 이어오다 최근 엔데믹(풍토병 전환) 기조에 지난 7월부터 외국인 여행객의 단체여행(패키지여행)만을 허용했다.
같은 시기에 하루 입국자 상한선도 2만명으로 정해 입국자 수를 계속 관리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이달 7일부터 좀 더 빗장을 열어 일일 입국자 상한선을 5만명으로 늘렸으며, 인솔자가 없는 단체여행까지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조만간 일본 정부가 패키지여행에 이어 자유여행까지 허용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현재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완료했다면 입국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지 않도록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계속 완화하고 있다. 최근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일본 경기 침체를 되살리기 위해 관광업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일본 내 분위기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최선호 해외여행지였다. 지역에 따라 2시간이면 닿는 단거리 해외여행지인데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발발 전 한 해 동안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약 700만명에 달했으며, '노 재팬' 영향에도 한 해 500만명을 유지해 왔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외국인의 입국을 규제하기 전까지 한국인 관광객은 비자 없이 최장 90일까지 일본에 체류할 수 있었다. 일본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경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 정부 역시 일본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만약 다음달부터 양국의 비자 면제 입국이 가능해진다면 한일간 관광교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발 전 국내에서 일어난 노 재팬 운동 영향에도 매년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 수는 300만명에 달했다.
일본전문여행사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이 빨랐던 미주와 유럽 위주로 해외여행이 재개됐지만 최근 강달러 영향이 있고 가족여행객의 선호도가 높은 동남아와 달리 일본은 가족여행객과 자유여행객 수요가 모두 있는 곳"이라며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면 엔저 바람을 타고 자유여행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