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포브스 선정 '패션 인플루언서' 순위 1위
'지지율 1위' 극우당 대표 조르자 멜로니와 반대 입장 표명
'지지율 1위' 극우당 대표 조르자 멜로니와 반대 입장 표명
이탈리아의 한 패션 인플루언서가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투표 독려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2,760만 팔로워를 가진 패션 인플루언서 치아라 페라그니(35)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9월 25일에 당신의 목소리를 내라"며 투표를 독려하는 게시물을 공개했습니다.
태그된 게시물을 보면 반파시스트, 반인종주의,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의 권익을 위해 다가오는 선거에서 반드시 당신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피력하고 있습니다. 파시스트의 이념적 뿌리를 가진 것으로 의심받는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조르자 멜로니와 그가 이끄는 극우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추구하는 가치를 반대하는 입장으로 해석됩니다.
오는 25일 이탈리아는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멜로니가 대표로 있는 Fdl은 '반이민· 반유럽연합(EU)·강한 이탈리아' 등을 내세운 극우당으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멜로니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아프리카 이주민이 우크라이나 국적의 55세 여성을 성폭행하는 영상을 올렸다가 범죄를 선거 캠페인에 활용했다며 뭇매를 맞은 바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반이민·반난민 정서를 자극하려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멜로니는 이후에도 사과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패션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페라그니는 2017년 9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 패션 인플루언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SNS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페라그니가 정치적 입장으로 표명하자 라 레푸블리카를 비롯한 이탈리아의 주요 언론들이 이를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대중적인 인기만큼이나 정치적 영향력이 클지 의심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로마 루이스대학 정치학 교수인 조반시 오르시나는 "사람들은 페라그니에게 어떤 화장품을 쓸지 물어볼 순 있어도 그의 손에 자기 머리를 맡기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