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21년 만 '대전 은행강도살인' 용의자 몰린 피해자들에 사과
입력 2022-09-14 11:23  | 수정 2022-09-14 11:39
30일 오후 대전경찰청에서 2001년 경찰관 총기 탈취 및 은행 권총 강도살인 미제사건 피의자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는 백기동 대전경찰청 형사과장 / 사진=연합뉴스
"'형사보상 및 명예 회복에 관한 법률' 등 통해 보상 이뤄지도록 협력하겠다"
'21년' 미제 사건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 살인'…지난달 말 피의자 2명 검거


경찰이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 살인 사건'의 피의자 검거 과정에서 억울하게 용의자로 몰린 피해자들에게 21년 만에 사과했습니다.

14일 대전경찰청은 입장문을 통해 "2002년 8월부터 전 충남경찰청 수사본부에서 용의자로 지목돼 조사받았던 당사자들에게 어려움을 겪게 한 것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씀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형사보상 및 명예 회복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률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8개월 뒤인 2002년 8월 용의자로 20대 남성 3명을 지목해 자백까지 받았으나, 법원에서는 증거불충분으로 용의자들을 풀어줬습니다. 당시 용의자로 지목됐던 피해자들은 억울하게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 끌려가 폭행을 당하고 거짓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협박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21년 동안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 살인 사건'은 21년 동안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사건으로, 지난 8월 말 피의자 이승만(52)과 이정학(51)이 검거되며 그 실마리가 풀렸습니다.

2일 오전 대전 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심경을 밝히고 있는 피의자 이승만(52) / 사진=연합뉴스


이승만과 이정학은 지난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차량을 승용차로 가로막은 뒤 38구경 권총으로 당시 은행 출납 과장이었던 45세 김모씨에게 실탄을 쏴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을 들고 도주했는데, 이들은 같은 해 10월 15일 0시쯤 대덕구 송촌동 일대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에게 갈취한 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건 직후에는 과학기술의 한계 때문에 수사가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경찰은 이들이 범행 당시 사용한 차 안에 있던 마스크와 손수건에서 DNA를 검출했고, 이를 바탕으로 꾸준히 대조 수사를 펼쳐오다 충북 지역 불법 게임장에서 이들과 같은 DNA가 발견되자 5년 간 게임장 관련자들을 조사해 사건 발생 21년 만인 지난달 25일 마침내 이들을 검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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