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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오르자 뉴욕증시 대폭락…나스닥 5% 하락 마감 [월가월부]
입력 2022-09-14 06:24  | 수정 2022-09-14 08:16
※ 텔레그램과 유투브 '매경 월가월부'에서 미국주식다이어리(미주다)로 만나요!

월가월부 구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전날 장밋빛 희망으로 가득 찼던 뉴욕증시가 이번에는 급락해 거래를 마쳤습니다.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월세 등 거주비가 빠르세 상승한 것이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예상 밖으로 더 많이 끌어올린 탓입니다. 월가월부 텔레그램과 유튜브 등을 통해 꾸준히 말씀드려온 것처럼 지난 주 후반부 이후의 반등은 별다른 이유를 찾기 힘든 가운데 나온 것이었고 특히 전날 변동성 지수가 오히려 대폭 올랐던 점으로 미뤄볼 때 섣부른 매매보다는 관망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적어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경제 상황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내기 전까지는요.
13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 4대 대표 주가지수는 일제히 약 4~5% 떨어져 마감했습니다. 낙폭이 큰 순서대로 보면 빅테크 기업들 주가가 급락한 탓에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각각 전날보다 5.16%, 4.32% 하락했습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중소형주 중심' 러셀 200지수는 각각 3.94%, 3.91% 떨어졌습니다.
증시가 휘청이는 새 '공포지수'로도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14.24% 급등해 27.27을 가리켰습니다.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하루 만에 6%가 넘는 6.18%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매도세가 급격히 몰린 것은 전날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심리가 무너지자 투자자들이 반대로 과민반응한 결과입니다.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이란 지속적인 물가 급등세가 정점을 찍고 둔화되는 것을 말하는데, 같은 날 미국 노동부가 증시 개장 직전 발표한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면 연간 상승률이 8.3%를 기록해 팩트셋 집계 전문가 예상치(8.1%)보다 높았습니다.
물론 연간 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맞지만 문제는 월부님들께 말씀드린 대로 '근원(core)'치 였습니다. 일단 겉으로만 보면 CPI 연간 상승률은 6월 9.1%와 7월 8.5%에 이어 8월 8.3%로 둔화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식품·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 CPI 연간 상승률은 8월에 6.3%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6월과 7월 근원 CPI 연간 상승률이 각각 5.9% 였는데 오히려 이보다 더 올라버린 겁니다.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잠잠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주거비 부담이 부각된 결과입니다. 마켓필드 자산운용의 마이클 샤울 최고경영자(CEO)는 "월별로만 봐도 주거비가 7월에는 0.5% 올랐는데 8월에 0.7% 상승했고 갈수록 상승폭이 커지는 것이 당분간 불가피해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지난 주까지 많은 연준 인사들이 공개 발언을 했는데 월가월부가 텔레그램 메모 등을 통해 특히 주목한 건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그간 임대료 급등이 시차를 두고 서서히 앞으로 소비자 물가에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앞으로 몇 달 안에 기준금리를 4% 선으로 올린 후 한동안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강경한 매파 의견이었습니다.
지역 별로 차이가 있지만 현지 부동산 업계 점퍼 집계를 보면 올해 8월 말까지 월세가 가장 비싼 대도시는 5곳입니다. 방 1개짜리를 기준으로 월세 임대료(중앙값 기준) 1위는 뉴욕주 뉴욕시인데 월세가 3930달러(우리 돈 약 546만3000원)입니다. 작년 8월 대비 연간 가격 상승률이 39.90%예요. 이어서 2위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월세는 3040달러이고 연간 상승률은 8.60%입니다. 다음으로 3위는 캘리포니아 산 호세, 월세 2780달러인데 연간 상승률은 26.40%입니다. 4위는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월세 2730달러인데 상승률 18.70%, 마지막 5위는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월세 2580달러이고 연간 상승률 29.00% 입니다. 평균치는 너무 고가의 월세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 중앙값을 기준으로 한 건데, 연간 상승률만 봐도 샌프란시스코 빼고는 전부 두 자릿수 상승률이고 뉴욕은 약 40%입니다.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 주거 비용이 오르면 소비 심리가 위축됩니다. 미국은 민간 소비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이기 때문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경제 비관론이 고개를 듭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CPI에서 주거 비용(월세를 비롯해 자가인 경우 월 환산 주거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3%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하루 만에 '울트라 스텝' 예상까지 나왔습니다. 울트라 스텝이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100bp(=1.00%p) 올리는 초고강도 긴축 정책을 말합니다. 미국판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경우 CME 집계에 따르면 13일 선물 시장 투자자들이 연준이 9월 20~21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울트라 스텝을 밟을 확률'을 32%로 베팅했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자이언트 스텝 예상이 91.0%이고 빅 스텝 예상이 9.0%였는데 하루 만에 빅 스텝 예상은 사라졌고 울트라 스텝 예상이 나온 겁니다. 다만 13일에도 여전히 자이언트 스텝 예상(68.0%)이 지배적입니다. 자이언트 스텝이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 올리는 고강도 긴축 정책을 말합니다.
채권 시장에서도 이런 에상이 반영됐습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17bp 뛰어 3.75 %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6bp 올라 3.42%에 마감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대폭 인상을 앞두고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와 금 가치가 엇갈렸습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6개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1.47% 올라 109.92에 거래됐습니다. 반면 물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상품 시장에서는 금 10월 물이 1.37% 떨어져 1트로이온스 당 1707.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연준이 물가 급등세 탓에 기준금리를 많이 올리면 같은 안전 자산이어도 금보다는 달러화가 더 수익성이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에너지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가 하락했습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0월물은 전날보다 0.54% 떨어져 1배럴 당 87.31달러, 브렌트유 11월물은 0.88% 떨어져 93.1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천연가스 시장에서는 네덜란드 TTF 10월물이 4.21% 올라 1메가와트시 당 198.612유로에 마감했습니다.
※ 월가 투자정보는 유튜브 '월가월부'에서 확인하세요. 자세한 해외 증시와 기업 분석 정보를 매일경제 해외 특파원들이 생생하게 전달해 드립니다.
[뉴욕 = 김인오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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