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이 도약을 위한 정비 단계였다면, 올해는 미래를 위한 투자의 시간이다."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이 취임 1년을 맞아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의지를 밝혔다. 2016년 태동한 재단은 서울시 출연기관으로 시의 디지털 전환 정책 수립과 빅데이터 분석 지원, 디지털 격차해소 교육, 로봇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 등 '스마티시티 서울'을 구축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재단이 공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재난사고 예방시스템은 시민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서울시 하수관로에 로봇을 투입해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AI가 스스로 인식해 균열이나 파손 여부를 식별하는 기술이다. 사람이 들어가 하수관로 내 CCTV 영상을 확인해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성을 줄이는 것은 물론 AI 기반의 정밀 분석으로 지반침하(싱크홀) 방지 등 시민 안전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강 이사장은 이 같은 혁신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 시민과 시정, 기업을 연결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시티로 서울시가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의지다. 다음은 강 이사장과 일문일답.
-지난 9월 취임 후 1년이 지났다. 잇단 혁신 성과 등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취임 후 1년 동안 과거 17개월 간 있었던 기관장 장기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전과 미션 재수립, 메타버스팀 신설, 캐릭터 '월디'론칭 등 조직개편부터 사업 및 경영 혁신까지 전방위적으로 많은 변화와 성장을 이뤘다. 지금까지가 재단의 도약을 위한 정비 단계였다면, 올해부터는 민선 8기 미래과제를 담은 세부 사업을 추진해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에 투자할 계획이다.
-서울디지털재단만의 경쟁력을 꼽는다면.
▷서울시의 디지털 전환 3대 주체인 (시민-시정-기업)을 연결하며 디지털 생태계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재단은 시정을 위해 과학 행정을 도모하고, 시민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도우며, 스마트 기업들의 비즈니스 창출을 지원한다. 현재 정부와 서울시 모두가 지향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실현을 위한 핵심 기관으로써, 재단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 지난 1년 간 역점적으로 추진해 재단이 도출한 디지털 혁신 성과는.
▷서울시 과학행정의 연착륙을 위한 빅데이터·AI 기반 공공 서비스 구현이 눈에 띄는 성과다. 올해 1월에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에 제외된 소규모 건축공사장의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건축공사장 AI 관제 시스템'을 기획하고, 사람 눈으로 식별하던 하수관로 결함 탐지를 AI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인공지능 하수관로 결함탐지 시스템'이 그 예다. 특히, '인공지능 하수관로 결함탐지 시스템'은 올해 5월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로부터 인텔리전스 대상을 수상했다. 선제적인 사고 예방과 행정 효율화를 이끈 사례라는 평가다. 이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라는 새로운 창구를 통해 시민과 소통을 확대했다. 약 1만 6000명이 참여한 '2022 메타버스 서울 제야의 종 페스티벌'을 비롯해 지자체 최초로 시행한 'NFT 챌린지 공모전'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서울 윤리 가이드라인'도 선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내년도 사업계획을 보면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재단의 각별한 노력도 감지된다.
▷민선 8기 오세훈 서울시장은 모든 정책 기조에 '약자와 동행하는 상생도시'를 강조하고 있고, 여기에 재단의 역할이 크다.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종 양극화 문제인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꼭 필요한 동행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재단은 내년에 '디지털 약자'를 위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에 수행했던 지자체 최초의 '2023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를 더욱 고도화하고, 서울시 디지털 포용 정책의 성과 측정 및 모니터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서울시 디지털 포용 지수' 개발 연구는 새롭게 시행한다. 디지털 약자에게 체감도 높은 서비스도 확대 발굴할 계획이다. 디지털 약자 서비스 관련 연구개발(R&D) 지원, 증강현실(AR) 시민 서비스 구축 등을 통해 디지털 약자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재단의 대표 교육브랜드인 '어디나지원단' 도 디지털 약자를 지원하는 격차해소 교육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어디나 지원단' 은 '어르신 디지털 나들이'의 약자로, IT 역량을 보유한 어르신 강사단이 어르신 교육생을 가르치는 대표 노노(老老)케어 교육 브랜드다. 현재 100명의 강사분이 서울시 25개 전 자치구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해 보다 확대된 1만 5000명 이상 어르신 교육생에게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작년에는 지자체 최초로 서울시민 50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를 실시한 바 있고, '고령층 친화 모바일웹·키오스크 접근성'등을 연구했다. 이처럼 지속적인 변화 추이 분석을 통해 실질적인 디지털 격차 해소를 구현하도록 전방위 노력 중이다.
-재단의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경영 전략도 궁금하다.
▷디지털 전환은 곧 ESG 경영과도 연결된다. 재단은 페이퍼리스 오피스 구현을 위한 총 5가지 디지털 행정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3차원(3D) 가상공간에 사무실을 그대로 구현한 '메타버스 오피스(메타피스)', 임직원 자동 근태관리를 위한 'AI 안면인식 출입 시스템', 명부 관리를 자동화한 '모바일 식권·AI 역량검사·AI 속기시스템' 등을 도입해 시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재단이 집중할 사업은 무엇인가.
▷디지털 강국, 서울시를 해외에 알릴 수 있는 글로벌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 소재 우수 스마트 기업이 활발하게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실증과 전시 참여 등을 지원한다. 오는 1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스마트시티 국제행사(SCEWC)에서 서울 소재 기업 약 15개사와 함께 64평 규모의 전시부스를 연다. 이 자리에서 각종 솔루션 정책들을 소개하고 도시 간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 서울관에도 참여한다. 이미 올해 1월 CES 2022 서울관에서 수출 상담 금액이 역대 최대인 8677만달러(약 1105억원)에 이르는 등 괄목한 성과를 거둔 만큼 내년 CES도 차질 없이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시민가 기업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 스마트시티로 도약하기 위한 재단만의 전략은 무엇인지.
▷서울시는 세계 스마트시티 평가에서 도시지능화 부문 1위, 인프라 통합 1위 등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다만, 아직 다른 도시들에 비해 스마트시티 계획 추진의 '거버넌스'가 상대적으로 약한 측면이 있다. 디지털 전환은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기술과 관점의 혁신을 요구하므로 통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재단도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디지털 플랫폼 정부'와 함께 통합된 정책을 기반으로 시민-시정-기업과 협력해 스마트서울을 고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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