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완성 두 달 앞두고 잡힌 도망자들…전처 전화·SNS 사진서 덜미

실형을 선고받고도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5년 동안 은둔 생활을 한 남성이 공소시효 완성을 두 달 앞두고 붙잡혔다. 무더기로 검거된 재판 도중 도주한 사람들 중에는 여장을 하고 다닌 남성도 있었다.
10일 JCN 울산중앙방송 보도에 따르면, 2017년 10월 횡령죄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된 A 씨(50대)는 교도소에 가지 않으려고 재판 도중 달아났다. 그는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 없이 울산에 위장 주소를 둔 채 경기도 양평에서 무려 5년 동안이나 숨어 지났다.
하지만 공소시효 완성 두 달을 앞둔 이달 중순에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A씨 위치를 파악에 애를 먹던 검찰은 전처의 통화 내역을 분석하던 중 의심되는 전화번호를 발견하고 잘못 걸린 전화로 위장해 A 씨와의 통화 내용을 녹음했다. 고소인에게 녹음된 음성을 들려준 후 "A씨가 맞다"는 확인을 받은 검찰은 잠복 끝에 검거에 성공했다.
2년 전 절도죄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던 30대 B씨 역시 처벌을 피하려고 도주한 지 2년 만인 지난 6월 체포됐다. 그는 신분을 숨기기 위해 여장까지 하며 도주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자신이 SNS에 올린 사진 한 장 때문에 그의 은둔은 종지부를 맞게 됐다.

검찰이 인터넷에 올라온 원룸 내부 사진 100여 장을 일일이 대조해 B씨가 올린 사진 속 화장실 타일 패턴과 동일한 원룸을 찾아낸 것이다.
울산지검은 이같이 실형을 선고받고도 재판 도중 도주한 범죄자 104명 가운데 81명을 검거했다.
이들 범죄자는 시효 완성 직전 교도소로 옮겨져 뒤늦게 형을 살게 됐다.
울산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과학수사기법 등을 동원해 재판 도중 달아난 범죄자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