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75bp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오는 20~21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전세계 증시는 폭풍전야와 같다.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금리인상 발언에 미국 증시는 이미 자이언트스텝을 '상수'로 받아들이며 3주간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13일 발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연준의 긴축흐름과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9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오스트리아 빈의 고등연구소(IAS) 연설에서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정책 금리가 수요를 억누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물가상승률이 우리의 목표치인 2%로 내려올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연준은 2023년에도 통화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다소 둔화하기는 했지만 "2% 목표치를 향해 의미있고 지속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의미있고 지속적으로 완화할 때까지는 통화정책 긴축을 위한 커다란 추가 (금리인상) 조치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앞서 7월과 8월에도 기준금리를 한번에 75b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바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 = 연합뉴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전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8월 노동시장이 견고했다는 보고서를 근거로 "75bp 쪽으로 기울어졌다"며 역시 자이언트 스텝을 지지했다. 최근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속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연준 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달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시장 예상보다 강력한 긴축 의사를 표명한 데 이어 큰 폭의 추가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다른 고위층 발언이 잇따르면서 9월에도 0.7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9월 FOMC를 앞두고 미국 뉴욕증시는 3주간의 하락세를 마감하며 일제히 반등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77.19포인트(1.19%) 오른 32,151.71에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1.18포인트(1.53%) 상승한 4,067.3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0.18포인트(2.11%) 급등한 12,112.31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지난 한주간 다우 지수가 2.7%, S&P 500 지수가 3.7%, 나스닥 지수가 4.1%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3대 지수 모두 4주 만에 첫 주간 상승이다. 파월 의장의 강력한 '매파 본색'에 추락했던 뉴욕증시가 다시 반등한 것은 9월 자이언트 스텝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한 저가 매수세의 유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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